FM의 "새 메뉴" 입체드라마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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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FM방송을 즐기는 팬들이 부쩍 늘어났다. 방송국도 서울(2) 부산(1)이 고작이던 것이 이제는 서울(3) 부산(2) 대구(2) 마산(1) 등으로 청취지역이 넓어졌다.
또 KBS가 충청· 호남지방에도 방송국 실치를 서두르고 있어 FM도 멀지않아 전국규모의 방송이 될 예정이다.
FM방송은 음악 프로그램이 주종이다.
대중가요에서부터 팝송 등의 세계유행음악·영화주제가· 클래식소품· 교향악까지 다양하다.
따라서 청취 층도 중·고교생의 청소년에서부터 주부, 직장인, 그리고 클래식을 즐기는 중년·전문음악인에 이르기까지 폭이 넓다.
그러나 음악 위주의 FM방송에 새로운 포맷의 스테레오(입체) 드라마가 등장, FM팬들에게 새로운 매력을 주고있다.
이 드라마는 KBS 제1FM이 매주 일요일 아침(9∼10시)에 방송하는 『FM극장』. 지난해12월 첫 방송된 뒤 17회를 기록하는 동안 이 드라마는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
드라마 자체가 지금까지 라디오에서 들어오던 것과는 달리 생생한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데다 드라마의 내용이 「베토벤」「쇼팽」「슈베르트」 등 음악가의 흥미로운 생애를 다루고 있어 더욱 관심을 끌고있다.
스테레오 드라마란 출연자·음악·효과 등이 입체적으로 들리도록 하는 연출법이다. 따라서 이 드라마는 극장에서 실제로 연극을 보는 것과 똑같은 효과를 내고 있다. 한 가지 예로 기차의 지적소리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옮겨진다 거나 주인공의 목소리가 장면의 변화에 따라 위치가 바뀌어져 들린다거나하는 효과 등이다.
이 때문에 스테레오 드라마는 제작도 어려울뿐더러 기술적으로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보통 라디오 드라마는 마이크가 하나면 고작이던 것이 스테레오 드라마는 5개 이상이 필요하다.
또 라디오 드라마는 성우들의 연출만 필요한대 스테레오 드라마는 그 위에 음악과 효과의 연출을 따로 해야 한다. 즉 음악과 효과를 따로 녹음하여 대사·음악·효과를 종합하는 3단계 제작과정을 거쳐야한다.
이런 복잡한 과정 때문에 1시간짜리 드라마를 완성하는데 1주일이나 걸린다.
우리 나라에서 스테레오 드라마가 적용 시도되긴 79년 4월 KBS-FM이 개국하면서 부터다. 그러나 그때는 음악에만 치중, 대사· 효과 등 본격적인 스테레오 드라마로선 성공을 하지 못했다.
FM의 스테레오 드라마는 회를 거둡 할수록 인기가 대단해 일부 중·고교에선 이를 녹음, 음악교재로까지 쓰고있다.
현재 스테레오 드라마의 연출은 임영웅씨가 맡고있다. 임씨는 『스테레오 드라마의 매력은 대단하며, 연극에 못지 않은 재미와 감동을 엿볼 수 있다』며 『앞으로는 음악가의 생애뿐 아니라, 드라마의 소재의 폭을 넓히겠다』고 했다.
스테레오 드라마의 프러듀서는 정혜자씨, 극본은 김문영씨가 담당하며 성우 최응찬씨가 해설을 맡고 있다. <김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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