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해법놓고 엇갈리는 여당 중진들의 시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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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특별법을 둘러싸고 국회가 멈춰선 가운데 집권당인 새누리당의 중진 의원들이 서로 다른 해법을 내놓았다. 5선인 이재오 의원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대통령이 유가족을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서 “사고의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다. 살릴 수 있었던 그들과 가족을 지켜주지 못해 대통령으로서 비애감이 든다”고 했던 것을 거론하며 “대통령이 지금 세월호 유가족과 만나는 게 담화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협상에선 여당의 양보를 강조했다. 이 의원은 “여당과 야당, 유가족이 합의하는 게 최상의 방법이고 두 번째가 여당과 유가족의 합의, 세 번째가 야당과 유가족 합의를 여당이 따르는 것”이라며 “결단만 남았다. 추석 전에 끝내고 홀가분하게 고향에 다녀오자”고 말했다.

6선인 이인제 최고위원은 다른 목소리를 냈다. 그는 먼저 전날 “더는 죽음의 자리에 머물지 않고 부활과 희망의 길로 나가야한다”는 메시지를 냈던 염수정 주교의 발언을 인용하며 “염 추기경이 가뭄의 단비 같은 메시지를 주셨으니 유가족들도 적당한 선에서 타협해야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유가족 대표의 뜻을 존중하고 배려, 수렴하는 건 중요하지만 입법에 관한 합의 주체는 아니다. 잘못된 선례를 만들어선 안 된다”며 “유가족 대표와 우리 당이 세월호 입법과 관련해 합의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진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던 김무성 대표는 “지금 원내대표가 몹시 어려운 협상하고 있다. 협상가의 몸을 이리저리 묶는 주문을 하면 곤란하다”며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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