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처럼 틈틈이 입시 정보 분석 초등학교 5학년 때 책을 보다가 한국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11면

전국 7개 과학영재학교가 지난달 합격자 발표를 끝으로 2015학년도 신입생 선발을 마무리했다. 1차 서류전형, 2차 영재성 검사, 3차 과학캠프 전형 등 약 3개월에 걸쳐 진행된 치열한 입시 레이스에서 765명만이 합격증을 거머쥐었다. 이용훈(서울 삼성중 3)군과 한연수(서울 양정중 3)군은 각각 한국과학영재학교와 광주과학고로부터 합격 통보를 받았다.

두 학생이 공개한 서로 다른 입시 전략엔 합격의 문을 여는 결정적인 비법이 숨어 있다.

이용훈 (서울 삼성중 3)

물리학자 꿈꾸는
이용훈 학생의 책장에는

●『과학공화국』 정완상 지음
●『누구나 물리』 게르트 브라우네 지음
●『선생님도 놀란 과학 뒤집기』 시리즈
●『수학 없는 물리』 Hewitt 지음 등

[입시 준비] 수험생처럼 틈틈이 입시 정보 분석

초등학교 5학년 때 책을 보다가 한국과학영재학교에 대해 알게 됐다. 각종 과학토론대회나 인근 대학에서 진행하는 물리학교실 등에 참여하며 과학자의 꿈을 키우던 그는 진학할 학교를 한국과학영재학교로 정하고 중학교 1학년 2학기부터 입시 준비에 본격 돌입했다. 합격권에 들 수 있도록 내신을 관리하는 것은 물론, 과학 관련 각종 교내 활동과 대회에 참여했다. 영재학교 입시요강, 입시 분석자료, 기출문제 풀이 등 관련 정보를 모으고 학습 계획을 세우며 입시를 준비했다.

[내신 관리] 다양한 해법 고민하며 사고력 키워

중간·기말고사 3주 전부터 시험을 준비했다. 먼저 교과서와 자습서로 개념을 다지고 문제집과 전년도 기출문제를 풀며 시험에 출제되는 문제 유형을 익혔다. 오답노트를 작성해 실수를 하나씩 줄여 나갔다. 수학을 공부할 땐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풀고 개념을 응용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답안을 따라 문제를 풀기보다 스스로 문제를 다양하게 만들어 보고 이에 대해 여러 해법을 찾는 방법으로 공부했다. 이 덕에 문제 분석력과 사고력도 많이 길러졌다.

[융합형 문제 대비] 개념 간 연관성 따져 다양한 관점 길러

평소 개념 간의 연관성을 이해하고 다양한 관점으로 문제를 분석하는 접근법으로 공부했다. 이차함수의 도함수 문제를 수열의 극한이나 함수와 방정식 개념을 이용해 해결하는 식이다. 혹은 같은 과학 문제라도 물리적 관점과 화학적 관점에서 다르게 보는 자세로 문제를 푸는 연습을 했다. 2학년 때 참여한 한국중등과학올림피아드를 통해 온·오프라인 교육을 받으며 다채로운 실험을 했던 경험도 영재학교 2, 3단계 전형에 출제되는 융합형 문제를 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탐구활동, 자기소개서] 아이디어를 실생활에 적용

이군은 생활 속에서 얻은 다양한 탐구 아이디어를 연구와 실험 주제로 삼아 실행해 옮겼다. 과학시간에 물질의 상태에 대해 배운 뒤 이를 실생활에 활용하고 있는 플라스마 디스플레이의 원리에 대해 공부했다. 화장실 타일을 보고 직사각형의 가로·세로가 정수비를 가질 때의 비율을 자기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구해 보는 실험도 했다. 수학 개념을 새로운 방식으로 증명하거나 자신의 꿈인 우주물리학과 관련해 우주팽창 모델도 연구했다. 이런 다채로운 탐구활동을 영재학교에 제출한 자기소개서에 담아 과학에 대한 열정과 재능을 강조했다.

한연수 (서울 양정중 3)

생명공학자 되고 싶은
한연수 학생의 책장에는

●『당신이 모르는 줄도 모르는 100가지 수학 이야기』 존 D. 베로 지음
●『사이언스 오딧세이』 시리즈
●『선생님도 놀란 과학 뒤집기』 시리즈
●『친절한 수학 교과서』 나숙자 지음 등

[입시 준비] 과학고·자사고 진학도 고려

중1 겨울방학 때부터 영재학교 입학을 목표로 입시 준비를 시작했다. 영재학교별 영재성 검사 기출문제를 풀며 시험에 나타난 학교별 교육과정 특징을 고려해 어떤 학교가 자신에게 적합할지 비교하며 살폈다. 영재학교 입시를 준비하면서 불합격할 가능성에 대비해 다른 대안도 마련했다. 과학에 관심이 많으므로 차선책으로 과학고나 자립형사립고에 지원하는 계획도 세웠다. 그에 필요한 지원자격을 갖추기 위해 선발 전형에 반영되는 주요 과목을 중심으로 내신 관리에도 신경을 썼다.

[내신 관리] 수업 직후 복습으로 단기간 집중

학기 중에도 영재학교 입시 준비에 전념했던 한군은 중간·기말고사 전 일주일만 집중적으로 시험공부에 매달렸다.

이렇게 짧은 기간 벼락치기 공부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건 평소 학교 수업시간 때 선생님의 설명에 집중한 덕분이다. 영재학교 입시의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 수학·과학 과목은 수업이 끝난 직후 쉬는 시간에 복습했다. 모르는 내용은 지나치지 않고 반드시 이해하고 진도를 나가는 습관을 들였다.

[융합형 문제 대비] 인문학 책 읽으며 생각의 폭 넓혀

영재학교가 융합형 문제의 출제 비중을 높이면서 한군도 수학의 여러 개념들을 다양한 연결고리로 조합하고 응용할 수 있는 문제들을 찾아 푸는 연습에 집중했다. 학교별 영재성 검사 기출문제를 푸는 것은 물론, 중학교 교육과정의 기본 개념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고난도 심화문제도 많이 풀어보며 다양한 해법을 찾는 경험을 축적했다. 또한 수학·과학뿐 아니라 역사·사회 등 인문학과 융합된 문제들도 섭렵하며 사고력과 경험의 폭을 넓혔다.

[탐구활동, 자기소개서] 궁금한 점은 방학 탐구활동으로

책을 읽으며 궁금했던 내용이나 주제가 있으면 따로 기록해 뒀다. 예를 들어 방학 때 염생식물의 특징을 식품에 활용하기 위해 저염식 음식에 접목시키는 연구활동을 진행했다. 그 결과 교내 탐구발표대회에 입상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중 1, 2 때 친구들과 떠났던 탐구학습여행은 어려움을 극복한 사례로 자기소개서에 소개했다.

글=이혜진 객원기자 lhj@joongang.co.kr, 사진=김수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