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뮤얼슨이 본 한국경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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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국경제의 미래는 밝다고 전망한「폴·A·새뮤얼슨」교수의 진단은 그의 학문적성격에 비추어 매우 적극적이고 고무적인 평가라고 할만하다.
그 자신이 지적했듯이 한국경제의 추세를 타당한 계량경제학적 모델에넣어 분석한 결과가 비관적이라고 한다면 그것을 솔직하게 개진하고 서슴없이 충고를 해주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새뮤얼슨」교수는 미국의 뉴딜정책이래 주류를 이루어온 리버럴한「케인즈」파의 리더로서「레이건」경제정책의 배경이 되고있는 보수파를 공격하고있는 사람이다.
그는 과격보수파는 경제학을 설명하고 있는것이 아니라 사상선전을 하고있을 뿐이라고 신랄히 비판하면서 경제학의 성격에 대해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즉 『경제학은 엄밀과학이 아니다. 그래서 예상하지 않은 일도 일어난다. 기대과잉은 삼가야 한다』는 것이다.
「새뮤얼슨」교수는 미국이 당면하고있는 경제적난제를 풀어나갈 대응책으로는 무엇보다도 인플레이션기대를 하루아침에 해소할 수 있다는 발상을 국민이 내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플레이션을 서서히 개선해 나가고 조그만 효과라도 누적시킴으로써 정책에의 신뢰감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러한 그의 학문적 소신을 참고로 한다면 한국경제의 앞날믈르 긍정적으로 전망한다는 것은 이례적이긴하지만 우리에게는 용기와 희망을 주는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새뮤얼슨」교수는 이번에 한국경제를 낙관하기까지에 이른 세가지 요인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첫째는 지난날의 경제적성공, 둘째는 기후조건과 문화·전통의 동질성, 세째는 정치적 안정도라는 것이다.
이를 뒤집어 말하면 이 세가지 요인에 이상, 모는 차질이 생길때는 한국경제가 상당한 고통에 시달린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닐까.
경제성장이 저축을 자극하고 저축은 투자를 늘리며 새로운 투자는 생산성증대와 경제성장을 참조하게되어 근로자의 실질임금과 자본가의 수익을 동시에 높인다는 순환원리는 어느 경제에나 적용되는 논리다. 오늘날 한국경제가 맞닥뜨리고 있는 난국은 바로 이 순환과정의 왜곡에서 비롯되고있는 것인만큼, 과거의 경제적성공을 예시했다기보다 앞으로의 정책적선택을 제의하고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야할 것이다.
문화와 전통의 동질성은 경제발전에 장애가 되지않게끔 분열과 갈등을 일으키지 앉도록 해야만 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또 정치적안정도는 우리와같은 개발도상국의 경우, 「파이」의 극대화와 합리적인 배분을 함께 추구한다는 것이 지난한 일인만큼 그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새뮤얼슨」교수가 명시한대로 정치적안정은 사회적 컨센서스를 얻고 보전해야만 경제번영과 연결된다는 전제를 잊지말아야 한다.
「새뮤얼슨」교수는 끝으로 OPEC의 움직임, 성장한계를 경고한 「로마·클럽」의 견해등에 주의를 기울여야하며 선진국의 보호주의심화에 대처할 전략을 권고하고있다.
이들 문제는 이미 현실적으로 우리앞에 가로놓여있는 것이므로 새삼스러운것은 아니다.
한국경제로서는 선진기술을 흡수하고 소화하는 한편 후발개도국에 이양할것은 이양하여 세계경제속에서의 좌표를 상실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새뮤얼슨」교수의 예측대로 2천년대까지 구미의 2배에 달하는 속도로 성장용 지속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개발능력과 정치·경제·사회·문화적측면의 조화가 이루어져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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