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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영화연구회 얄라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5「인치」TV수상기만한 영상편집기. 5∼6개의 「필름·테이프」를 돌려가며 가위질이 한창이다.
화면엔 열쇠를 닮은 교문, 은행나무가 즐비한 등교길, 잔디밭에 둘러앉은 학생, 도서관 등 서울대 관악「캠퍼스」풍물이 스친다.
텅 빈 강의실에서 책가방을 들고 뚜벅뚜벅 걸어나가는 학생 2명이 「클로스업」되고 소란스런 구내식당과 자동판매기에서 「커피」를 꺼내는 장면이 이어진다.
서울대 얄라셩 영화연구회. 지난 겨울방학동안 촬영한 8㎜소형영화를 편집하고 있는 남녀회원10여 명의. 눈망울엔 결실을 앞에 둔 뿌듯함이 어린다.
79년 첫모임을 가진 이 연구회의 현재회원은 모두 30명.
문학·미술 등 여러 예술「장르」중 영상예술이 소재인 이 「서클」은 영상언어가 살아있는 영화를 만들어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다.
회장 송능한군(20·불어교육과3년)은 『대학문화 속에 영화예술이 그 뿌리를 내리게 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견제·비판세력으로 있으면서 창조적인 실험정신을 바탕으로 우리영화의 앞날을 제시해 보이겠다』고 포부를 말했다.
회원들은 직접 시나리오를 쓰며 공동감독·공동조연출로 영화를 만든다.
배우가 되는가하면 촬영기사역할도 한 단편집·녹음·음향까지 회원들의 손으로 마무리된다.
월 회비 3천 원으로 영화를 이해하고 관심있는 서울대학생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얄라셩」회의 주 행사는 영화제작과 제작한 영화를 선보이는 시사회 「영화마당」회 지난해 11월 7·8일 「첫번째 영화마당」엔 교내에서 자신들의 첫 번째 작품인 「여럿 그리고 하나」란 16분 짜리 컬러작품과 회원개인작품 4편 등을 상영, 전체학생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었다.
이번 겨울방학동안에도 교내에서만 촬영한 「닫힌 상자」와 인천까지 원정 촬영한 「전설-동동동」2편을 제작. 거의 마무리단계에 있다.
「닫힌 상자」는 4명의 학생이 등장하여 학교에서의 단순하고 극히 일상적인 대화·행동을 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대학생들이 가지고있는 문제점을 표현한 작품이며「전설-동동동」은 작가 최인호씨의 「술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낸 것으로 역시 일상의 생활을 통해 인간들의 근본적인 삶을 제시한 작품.
편집·녹음 등 마무리작업이 끝나면 교내상영을 시도할 생각이다. <허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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