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식단 꾸미기 요령|춘곤을 이기려면 야채를 많이 먹도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이른봄이면 유난히 식욕을 잃고 얼굴이 꺼칠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몸도 노 근하고 유난히 쉽게 피로감을 느껴 만사에 의욕을 잃기 쉽다. 이른바 춘곤증인데, 이는 겨올 동안의 휜 쌀밥 위주와 신선한 야채류가 부족한 식생활에 주된 원인이 있다. 입맛 돋우는 봄철 식단꾸미기의 요령 등을 묶었다.
다른 계절보다 특히 겨울철에는 주식으로 흰쌀밥만을 많이 먹게 되어 쌀겨와 보리·콩·팥 등 잡곡 류에 주로 많이 함유되어 있는「비타민B1」(일명「지아민」)의 섭취가 부족 되기 쉽다.
실제로 이기열 교수(연세대·식품영양학)의 조사에 의하면 한국인 1명의 1일「비타민B1」 의 섭취 량이 여름에는 2·25mg인데 비해 겨울에는 0·89mg으로 대폭 줄어 듬을 알 수 있다.
「비타민B1」이 부족하면 당질(주로 쌀밥·국수 등)이 몸 안에서 분해된 초성 포도당이 「에너지」화하지 못하고 젖산으로 변해 피로의 원인이 된다. 또한 입술이 터지기도 한다.「비타민C」는 우리 몸의 부신피질의 각용과 깊은 관계가 있다. 겨울동안의 신선한 야채섭취 부족으로 인한「비타민C」의 결핍은 부신피질「호르몬」분비를 저해하여 피로와 신경질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또「비타민C」가 부족하면 살결이 거칠어지고 잇몸이 붓고 입가가 허는 등의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결핵·위장장애·감기 등 여러 가지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약화된다.
따라서 이러한 여러 가지 증상의 춘곤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입맛을 돋우어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식탁을 꾸미는 지혜가 필요하다.
식탁 꾸미기의 기본은 5개의 기초식품 군(단백질·지방·당질·무기질 및「비타민」· 「칼슘」)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균형된 식사를 하도록 하는 것. 평소부터 염두에 두고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침에 일어나 입맛이 없어 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구연산이 풍부한 밀감종류, 능금산이 함유된 사과 등을 사기로 된 강 관에 갈아만 든 신선한 과일「주스」한잔 마셔 보는 것이 좋다. 식욕부진 뿐 아니라 피로회복에 효과가 크다.
신선한 우유·두유·「알칼리」성 음료 등을 한잔씩 마시는 것도 좋다. 그밖에 당근·양배추·미나리·시금치·양파·물 미역·조개 등 신선한 야채와 해조류를 풍부히 식탁에 올리도록 한다.
요리법은 가능한 한 열을 가하지 않고 신선한 그대로 먹는 것이「비타민」이 파괴되지 않아 바람직하다. 식욕을 촉진하는 식초(과일로 만든 양조식초가 좋다)와「비타민C」의 파괴를 막는 식물성기름으로 만든「마요네즈·소스」와「프렌치·드레싱」으로 버무리는「샐러드」종류가 좋다.
그러나 식성에 따라 야채를「비타민」이 덜 파괴되도록 살짝 뜨거운 물에 삶은 후 참기름·식초·깨소금·고추장 등을 양념으로 재래식으로 무친 것도 훌륭하다. 특히 요즈음 시장에 많이 나도는 산에서 캔 달래·냉이등산나물은 어린잎에「비타민C」를 담뿍 함유하고 있으므로 입맛을 돋우고 필요한「비타민」섭취에 효과적이다.
「지아민」(「비타민」B1)의 섭취를 위해서는 겨가 덜 깎인 7푼 도미가 좋은데 팔·콩·보리쌀 등 잡곡을 함께 섞어 밥을 지으면 흰쌀밥에만 익숙해진 입안에서의 거부감을 덜 수 있다.
식욕이나 피로감 등은 심리적인 것과도 깊은 관계가 있으므로 식탁의 그릇은 무거운「스텐」종류에서 산뜻한 느낌의 투명한 유리나 사기종류로 바꾸고 음식의 빛깔과 그릇에 담는 모양도 식욕이 생기도록 하는 등의 배려도 필요하다. <박금옥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