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매혈로 유흥비 조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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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며칠전 N혈액원 대기실에서 피를 팔려고 기다리는 사람중의 3분의1은 학생이었다.
무슨 절박한 이유가 있겠거니 하는 동정심이 무색해질 정도로 그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서서 「짤짤이」동전 놀음을 하고 껌을 으적으적 씹으며 차마 듣기가 거북살스런 상소리를 즐기는 측도 있었고 교복을 버젓이 입은 신분에 담배조차 거리낌 없이 피워댔지만 꾸짖는 사람하나 없었다.
한 한생에게 피를 판 돈을 어디다 쓰려느냐고 물어 보았더니 담배를 사피우고 술도 마시고 때론 「꼭지(여고생 친구)」와의 「데이트」비용이며 기타 유흥비로 쓰인다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맑고 건전하게 성장해야 할 나라의 보배들에게 어른들의 어두운면이나 흉내내고 자칫하면 사회악으로까지 번질우려가 있는 어견들을 조성해 준다는 것은 재고해야할 일인 것 같다. 강빈(전남 광주시 동구 지산1동 443의6)
낳은지 3개월째 되는 아기의 엄마다. 아이를 낳으면 20일안에 「비시지」접종을 해야한다는 말을 듣고 보건소를 찾았다. 날자까지 적어주며 지금은 약이 없어 다음에 오라기에 그날을 맞추어 다시 갔더니 약이 안왔다는 보건소의 대답이었다.
이렇게 몇차례를 거듭한 끝에 며칠전 또 보건소를 찾았더니 벌써 2월분 접ㅂ종은 끝났으니 돌아가라는 이야기였다.
약이 20명분밖에 오지않아 접종할 약이 없다는 대답이었다. 한마디로 어이가 없었다. 내가 사는 이곳은 시골이라서 병원에서는 「비시지」접종을 않는다고한다. 결국 시골 아기엄마들은 보건소만 바라봐야 하는 입장인데 약이 없어 접종을 못한다니 뭔가 잘못된 일임에 틀림없다.
장영애(충남 홍성군 홍성읍 오관리 7구)
시문을 흐뭇하고 인정이 넘치는 기사보다는 살벌하고 끔찍한 일들이 더 많다. 우리의 주변을 둘러봐도 서로 싸우고 속이고 헐뜯는 일들이 많이 눈이 뛴다. 거리를 걸어가는 인파를 봐도 무표정 무관심의 살벌한 표정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도심의 버스속에서 나는 우연찮게도 따뜻하고 아름다운 정경을 봤다.
할아버지 한분이 보기에도 딱한 얼굴로 극히 조심스럽게 안내양에게 차비가 없다며 미안하다고 하는 것이었다.
손녀뻘밖에 되지않는 차장에게 호된 무안을 당하게 될 노인의 처지를 지레 겁내고 있던 앞에 의외의 장면이 벌어지고 있었다. 안내양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괜찮아요, 할아버지』하면서 행선지를 묻더니 어느 정류장에서 내려 몇번으로 차를 바꿔탈것까지 일러드리는 것이었다. 이친절한 안내양의 태도에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도 다시 차비 걱정때문인지 노인의 표정은 어두워지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그러자 안내양은 운전기사와 귓속말을 주고 받더니 노인에게 천원짜리 한 장을 손에 쥐어드리면서 밝게 웃는 것이었다.
나는 이 흐뭇한 정경에 지금까지 얼어붙어있던 마음이 훈훈히 녹아드는 것을 느끼면서 내가 세상을 너무 비판적으로 관찰했구나하는 부끄러움에 얼굴이 화끈해옴을 금할수 없었다.
신인순(서울 서대문구 홍은2동 8의 574 27통 5반)
신학기를 맞아 각급 학교의 공납금과 교과서값이 인상됐고 학용품값도 한결같이 뛰어올라 학부모들의 어깨가 어느때 보다도 무겁게 느깨진다.
하나의 예로서 매년 똑같은 교과서를 학년이 올라갈때마다 비싸지는 각격으로 새로 구입하게 할것이 아니라 한학년이 끝나면 쓰던책을 다음학년에 넘겨주도록 어떤 제도적인 보완이 있었으면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연중 교과서 값만 덜어준다해도 학부모의 부담은 한결 가벼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정영채(서울 도봉구 미아5동 637의 205호 3통6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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