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50만인파열광…필리핀건국이래 최대환영|요한·바오로 교황,「마닐라」에 도착 하던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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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마닐라 17일=외신종합】교황즉위 후 첫 아주순방길에 오른 「로마」교황 「요한· 바오로」2세는 17일 「아시아」유일의 「가톨릭」국가인 「필리핀」의 「마닐라」에 도착, 「필리핀」국민들로부터 「필리핀」건국 이래 이 나라를 방문한 국빈으로서는 가장 열광적인 환영을 받았다.
공항에서 「마닐라」시내에 이르는 10㎞의 연도에는 이날 섭씨30도가 넘는 무더위속에 약1백50만명의 환영인파가 나와 제각기 「필리핀」고유의상을 입고 민속춤을 추면서 거의 광적으로 교황의 방문을 환영하는가 하면 정부당국도 성대하고 다채로운 각종행사롤 마련, 그에 대한 최대의 경의를 표했다.

<사복형사 5천동원>
보안당국은 교황의 신변안전을 위해 공항출영객수를 정부요인·외교사절 및 종교지도자 약3천명으로 제한하고 5천명의 사복형사를 동원했으며 연도의 환영인파들에 대해서는 교황의 꽃차행렬로부터 6m이내에는 접근을 못하도록 하는 등 최대한의 보안조치를 취했다. 보안계획에는 32명의 군장성이 참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군중들은 교황을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보기위해 삼엄한 경찰저지선을 뚫고 교황의 행렬에 접근. 교황과 악수를 나누었으며 교황도 어린이를 포옹하는 등 군중들의 열렬한 환호에 답례했다.

<학생과 즉석대화도>
「마닐라」주재 교황청대사관 정문 앞에는 이날 약1만5천명의 학생들이 운집, 거의 비명에 가까운 환영구호를 외치고 성가를 부르면서 열렬한 환영을 표시했다.
교황은 「말라카낭」궁으로「마르코스」대통령을 예방하기 20분전 이들 학생과 8분간 즉석 대화를 나누고 성화를 보여주기도 했다.
교황은 『나의 모든 것은 바로 여러분의 것』이라면서『매일, 그리고 매일밤 잠자리에 들기전에 기도 하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일주교등도참석>
교황이 교황청대사관으로부터 1백43명의「아시아」지역 주교들과의 회합을 위해 「산· 미구엘」 별장으로 가는 도중 「스타메사」에서는 환영인파로 길이막혀 교황은 「리무진」 승용차에서 내려 일행 23명과 함께 대형 관광 「버스」를 갈아타는 촌극이 벌어졌다.
이날 회합에는 한국·호주·일본등으로부터 온 40명의 각국주교와 「필리핀」주교 1백3명이 참석했는데 교황은 이때문에 30분이나 늦게 이곳에 도착.

<여자경찰 권총오발>
한편 이날 「마닐라」시내에서는 교황을 환영하는 인파때문에 자동차 충돌사고로 취재기자들이 부상하는 사태가 일어났으며 한 여자경관의「핸드백」에서 권총이 떨어져 충격으로 발사되는 바람에 2명이 부상하기도 했다.

<인권문제 강한 표현>
「말라카낭」궁에서 TV로 중계된 강론에서 교황이 매우 강한 표현을 쓰며 인권문제를 강조하자 뒤이어 연설한 「마르코스」대통령은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려는 듯 『교회와 국가의 입장의 차이는 매우 사소한것』이라고 말한후 『우리는 이 갈등을 제거할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토착어사용해 갈채>
교황은 「필리핀」 인들에게 연설을 할 때마다 꼭 토착어인 「타갈로그」어를 한마디씩 넣어 갈채를 받곤했다. 가장 많이 쓴 말은 『마부헤이·앙·필리퍼나스』로 『「필리핀」 만세』라는 뜻.

<빈민촌들러 축복도>
방문 이틀째인 18일 교황은「마닐라」시 변두리 빈민촌 「론도」지구를 방문, 18만명의 판자촌 주민들에게 축복을 보낼 예정.
교황은 또 이날 「필리핀」의 기업인·전문지식인에게 강론올 하고 이어서 「리잘·파크」에서 16명의 「가톨릭」순교자들의 시복식을 주재할 예정이다. 교황이 「로마」밖에서 순교자들에 관한 의식을 치르기는 근대교회사상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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