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 영화] EBS 탐정 브라운 신부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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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 탐정 브라운 신부 (EBS 오후 2시)=브라운 신부는 영국의 저명한 추리소설 작가 G K 체스터튼(1874~1936)이 탄생시킨 명탐정이다. 얼빠진 듯한 얼굴에 헐렁한 옷을 걸치고 커다란 낡은 우산을 항상 가지고 다니는, 이름마저 흔하디 흔한 브라운 신부. 그의 매력은 바로 평범함 속에 감춰진 날카로운 감각이다. 그의 맞수는 덩치 큰 도둑 플랑보. 플랑보는 나중에 개심해 브라운 신부의 조수가 된다.

지난해 브라운 신부가 등장하는 49편의 단편을 모은 브라운 신부 시리즈가 완역돼 출간되기도 했다. '탐정 브라운 신부'는 그의 팬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영화다. 젊은 층에게 '스타 워즈'의 오비완 케노비로도 낯익은 관록의 배우 알렉 기네스가 브라운 신부를 연기한다.

성물인 십자가를 운반하던 브라운 신부(알렉 기네스)는 유명한 미술품 도둑 플랑보(피터 핀치)에게 십자가를 도둑맞는다. 신부는 플랑보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독실한 신자 워렌 부인(조앤 그린우드)의 황금 체스 세트를 미끼로 던진다. 감독 로버트 해머. 원제 Father Brown. 1954년작. 15세 이상 시청가. ★★★☆

*** 부모의 입과 귀가 되다

◆ 비욘드 사일런스 (MBC 오후 3시)=장애인의 날 특선 영화. 청각 장애인을 부모로 둔 소녀가 겪는 갈등과 화해를 그린 따뜻한 드라마다. 1997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라라(실비 테스튀드)는 말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청각 장애인 부모와 세상 사이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한다. 대출을 받기 위해 수업 도중에도 은행에 가야 하고 학교에서 야단 맞은 내용도 고스란히 전해야 한다. 여덟살 생일날 라라는 클라리넷을 선물받는다. 기뻐하며 클라리넷에 열중하는 딸을 보며 아버지 마틴(호위에 시고)은 외로움을 느낀다. 감독 카롤리네 링크. 원제 Beyond Silence. 12세. ★★★☆

*** 인간병기들과 목숨 건 혈투

◆ 솔저 (SBS 밤 11시40분)=커트 러셀 주연의 SF 액션물. 살상 병기로 길러진 '솔저'를 통해 인간성 회복의 메시지를 던지지만 과히 잘 만든 영화는 아니다.

솔저 토드(커트 러셀)은 유전자 조작을 거쳐 최고의 형질을 지닌 차세대 솔저 '카인 607'과의 결투에서 패한다. 폐기물 행성 아카디아에 버려진 토드는 불시착 때문에 그 곳에 정착하게 된 사람들을 만난다. 토드는 이들에게서 진정한 인간의 본성을 배우지만 점차 강인해져가는 토드의 변모에 사람들은 두려움을 느낀다. 한편 미컴 대령(제이슨 아이삭)은 아카디아에 카인 607을 비롯한 솔저들을 파견한다. 감독 폴 앤더슨. 원제 Soldier. 1998년작. 19세. ★★☆

*** 성추문 탈출구는 전쟁?

◆ 왝 더 독 (KBS1 밤 11시20분)='굿모닝 베트남''레인 맨'을 연출한 배리 레빈슨 감독의 정치 풍자물. 현직 대통령이 걸스카우트 학생을 성추행해 선거 2주일 전에 고발당하자 위기를 모면하려 알바니아 침공을 부풀린다는 내용이다.

대통령 성추행 사건이 벌어지자 백악관에서는 해결사 브린(로버트 드 니로)을 불러들인다. 브린은 알바니아를 적국으로 정해 반(反)알바니아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방안을 내놓는다. 그는 할리우드의 제작자 모스(더스틴 호프먼)의 도움을 받아 생생하고 긴박한 전쟁 현장을 재현해 TV로 내보낸다. 원제 Wag the Dog. 1997년작. 15세. ★★★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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