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진출하는 한국 가요|국내 「히트」곡을 「팝송」으로 편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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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내 가수들의 「히트·송」들이 영어 가사로 다시 취입, 「팝송」화돼 해외 진출을 꾀하는 등 우리 가요의 국제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여기엔 현재 국내에 머무르고 있는 미국인 가수 「짐·허버드」를 비롯, 「이탈리아」 음악인 「프랑코·로마노」도 국내에서 「디스코」를 취입, 한국 가요의 해외 진출에 한몫을 하고 있다.
국산 가요의 「팝송」화 수출은, 근년 들어 국내에서 행해진 몇차례의 세계 가요제에서 해외 1급 가수들과 경창한 결과 국내 가수들의 수준이 재평가되었고 또 국내 「라이선스·디스크」를 통해 국제 음반 판매망이 확보됐으며 이에 따라 국내 음반 제작인들이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일본·자유중국 등에서도 자국의 가요를 「팝송」화 해외국에 수출, 상당한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도 큰 영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산 가요의 「팝송」화 작업을 서두르고 있는 곳은 「지구」와 「오아시스」 「레코드」사.
「지구」는 조용필·이종용·이정희, 그리고 「보컬·그룹」「송골뫼」 등 전속 가수들의 「히트·송」들을 재 편곡, 「팝송」화를 끝내놓고 있다.
이들의 「디스코」는 지난 10윌 호주에서 있었던 RCA 「아시아」 태평양 지역 대표 회의를 통해 RCA「라벨」로 세계 각국의 RCA대리점을 통해 수출하기로 계약됐다.
또 『그때 그 사람』을 일본어로 취입, 이미 일본 시장에 선을 보여 호평을 얻은 심수봉양이 다시 그녀의 신작 가요 『영원히 이대로』를 일본 연가 (『마록の 여자』=바보스런 여자)로 취입, 12월말 「디스크」를 낼 예정이다.
국내 가수들 외에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국인 「팝·싱거」 「짐·허버드」 (25)가「오아시스」에서 「디스크」를 냈다.
「짐·허버드」는 TBC 「라디오」에서 영어 강좌도 했던 주인공으로 그가 취입한 노래는 신대성 작사·작곡의 『마음의 고향』 『이별은 싫어』 『그 맘도 내 맘처럼』 등이다. 또 「머슴아들」이란 이름으로 역시 국내서 활용중인 「이탈리아」 「보컬·그룹」의 「프랑코·로마노」도 『「자메이카」의 태양』이란 노래를 취입. 「디스크」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 가요의 「팝송」 제목은 『창밖의 여자』는 『Lady Outside Looking in』로 『바보처럼 살았군요』는 『I've Lived A fool's Life』로, 『바야야』는 『Bayaya』 등으로 원작에 가까운 것으로 고쳤다.
「팝송」화된 우리 가요는 세계 「팝송」「팬」들이 즐기는 「리듬」을 띠면서도 우리 고유의 「멜러디」와 분위기 동양적인 반주를 한 것이 특징이다. 가수들도 완벽한 영어 발음을 위해 오랫동안 연습에 몰두, 외국 가수들의 발음에 손색이 없도록 했다.
지난 9월 일본에서 있었던 WEA 「아시아」 지역 「라이선스」 음반 판매회의와 10월「싱가포르」에서 있었던 국제 음반 제작가 연맹 (ITPI) 회의에 참가했던 「오아시스」 손진석 사장은 이들 회의를 통해 우리 가요의 세계 수출 전망이 매우 밝아졌다고 했다.
손 사장은 자유중국의 몇몇 l급 가수들이 우리 나라 가요로 자유중국에서뿐만 아니라 동남아 각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디스크」가 호평을 받고 있는 점을 지적, 『우리 가요를 영어뿐만 아니라 일어·중국어로까지 불러 해외 시장을 개척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 가요의 「디스크」가 수출의 중요한 한 품목으로 꼽힐 수 있을는지 두고볼 일이다. <김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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