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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교육이 힘이다 … 활짝 웃는 '경단녀'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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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임향정씨가 메이크업 아티스트 자격증 시험을 앞둔 지난달 7일 동료 수강생의 얼굴에 화장을 하고 있다. [사진 코웨이]

주부 임향정(41)씨는 지난달 ‘메이크업 아티스트 자격증’을 땄다. 4개월동안 매주 세번씩 메이크업 아티스트 과정을 수강한 결과다. 임씨는 결혼 전 유치원에서 7년간 교사로 일하고 14년간 주부로 살아온 ‘경력단절여성(경단녀)’이다. 아이들이 커 재취업을 알아보던 임씨가 선택한 것은 기업에서 무료로 진행하는 ‘경단녀 재취업 지원 프로그램’. 임씨는 “구인·구직란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내 자리는 없어 보였다”며 “자격증 공부를 하니 막연했던 취업 문이 조금씩 열리는 기분이었고 아이들도 엄마가 공부한다는 데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경단녀들에게 필요한 것은 실질적인 직업훈련이라는 얘기다.

 경력단절여성들의 재취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위한 직업교육 훈련은 많지 않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3년 취업을 위한 직업교육 경험자 집계 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동안 직업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경력단절여성은 2만8000명이었다.

전체 경력단절 여성 195만 5000명 가운데 고작 1.4%만이 직업 교육을 받은 셈이다. 15~54세 기혼 여성 전체 직업교육 비율 1.7%(16만 5000명)과 비교해도 낮은 수치다.

 코웨이가 ‘경단녀’ 교육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 것은 이 때문이다. 코웨이의 화장품브랜드 Re:NK(리앤케이)는 지난 3월부터 ‘Re:NK 리스타터 뷰티 컬리지’를 시작했다. 출산·육아로 직장을 떠난 여성들이 재취업해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국가자격증인 피부관리사 및 메이크업 자격증 취득 교육을 진행하고 재취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양정선 코웨이 코스메틱마케팅부문장은 “경단녀들 대부분이 직업훈련 프로그램이 부족해 재취업이 어렵다고 호소했다”며 “기술이 있어야 취업할 수 있다는 생각에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교육 전 과정이 무료로 진행된다는 공고가 나자 여기저기서 ‘예비 직장맘’들의 지원이 쇄도했다. 1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1기로 선발된 참가자는 40명. 이들은 3월부터 석달간 훈련받아 총 30명이 자격증을 땄고 현재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코웨이는 또한 종로여성인력개발센터와 함께 취업 컨설팅도 진행하고 있다. 취업을 원하는 이들에게 적절한 일자리를 알선하고 면접 과정을 도와주는 식이다.

 로레알코리아도 경단녀를 위한 재취업 캠페인 ‘워킹맘, 두 번째 아름다운 선택’을 3년째 진행해오고 있다. 블로그나 SNS를 통해 제품을 홍보하는 ‘디지털 마케터’ ‘소셜 마케터’, 전직 상담을 위한 ‘커리어 코칭’ 세개 과정을 개설하고 실무 전문가와 교수가 포함된 강사진들이 직접 수업을 진행한다. 또한 출근할 때 가장 신경쓰이는 옷차림을 직접 조언해주는 ‘룩체인지’ 수업도 병행한다. 재취업 교육 수요가 늘자 문화센터 강좌가 개설되기도 했다. 홈플러스는 가을학기 문화센터에서 경력단절여성들을 위한 ‘수납컨설턴트 자격증’ 강좌를 열었다.

 경단녀들을 직접 채용한 후 인턴기간을 둬 교육하는 기업도 있다. CJ그룹은 채용 이후 6주간 인턴과정을 거쳐 입사를 확정한다. 캐셔·콜센터 상담원·매장 관리 등 지원성 업무직 뿐만 아니라 디자인·인사·마케팅 같은 전문직군에도 시간 선택제 일자리를 마련했다. 양정선 부문장은 “국가 기관에 한정돼 있던 경단녀 취업 교육을 직접 실시하는 기업이 점차 늘 것”이라며 “코웨이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채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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