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고 막을 수 없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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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항공기의 안전도는 DC-10기 등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면 다른 교통편에 비해 완벽하다고 본다.
현재 자유 세계에서 운행되는 모든 항공기는 미국 연방 항공청(FAA)이 규정하는 기준에 따라 설계·제작되었다.
이번에 사고를 낸 「보잉」747기는 안전도 제l의 여객기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이번과 같은 화재로 인한 사고는 취항 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항공기 사고의 요인으로는 ▲항공기의 구조상 결함 ▲조종사의 기술 미숙 ▲지상 운항보조 시설 불량 ▲기상조건 불량 등 4가지가 있다.
또 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것은 착륙 때(85%)로 ▲항공기 구조 ▲조종 기술 ▲지상운항 보조시설 가운데 하나라도 정상을 벗어나면 사고가 일어나게 된다.
이번 사고 경우 비행기 구조상의 결함 때문에 사고가 났다고 볼 만한 흔적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보잉」747은 「노즈·랜딩·기어」(앞바퀴)와 날개 밑 좌·우의 「메인·랜딩·기어」 (뒷바퀴) 등 5개가 전기 유압 장치로 「컨트롤」되고 있는데, 이 가운데 한 개라도 작동이 안될 경우 바퀴를 모두 올리고 이륙했다가 다시 착륙을 시도하거나 동체착륙을 감행토록 되어있다.
동체 착륙도 사전 준비가 완벽할 경우 이번과 같은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이번 사고의 경우 착륙 전에 조종사가 관제탑의 허가를 받아 착륙을 시도한 것으로 보아 「랜딩·기어」 등 기체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안개가 끼었다 하더라도 김포공항에는 세계 민간항공 기구(ICAO)가 인정하는 착륙보조장치가 있어 기상 조건이 사고원인이 될 수 없다고 본다.
모든 「랜딩·기어」가 정상으로 작동해 바퀴가 내려와 있었는데도 착륙 때 천장이 무너지고 물건이 쏟아져 내렸다면 비행기가 활주로에 접지란 순간 과격한 충돌이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
항공기 사고는 순항 때보다는 이륙직후나 착륙직전에 많다.
미국 교통 안전 표준위원회(NTSB)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착륙사고에서의 사고 원인은 조종사의 잘못이 85%로 가장 높으며 다음으로 승무원의 과오, 악천후나 「엔진」고장의 순서로 되어 있다.
지난 74년 「터키」항공 소속 DC산 「제트」여객기가 「파리」의 「오를리」공항을 이륙한지 5분 후에 추락, 3백46명이 참사를 당한 사고를 비롯, 그해 l1월20일 서독의 「루프트한자」 항공 소속 「보잉」747여객기가 「나이로비」공항을 이륙한 직후 추락한 것 등 대부분의 사고가 이·착륙 직후에 일어났다.
인간이 하늘을 나는 능력을 개발했다해도 결국 자연동물과 같은 완전한 비행 능력을 갖추기에는 아직 거리가 멀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항공기 사고의 경위와 원인을 밝혀 이에 따르는 문제점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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