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정부비판은 허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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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뉴욕=김재혁 특파원】전두환 대통령은 18일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지와 가진 회견에서 「로널드·레이건」씨의 미 대통령 당선은 전 세계에 걸쳐 미국에 대한 신뢰를 향상시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 대통령은 미국과 미국의 우방들이 추구하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함에 있어서 「레이건」씨는 우방에 대해 미국 입장만 강요하지 않고 우방의 다른 전통과 문화의 특징을 살리고 또 우방의 사정을 깊이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점이 마음에 든다고 말하고 이렇게 되면 우방은 사기가 증대될 것이며 미국 정책의 신뢰도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 대통령은 앞으로 한국 정부가 가장 큰 역점을 두고 펴나갈 주요시책은 북괴 위협으로부터 한국이 안보를 유지하고 물가고를 잡는 문제와 정당의 창당활동, 대통령·국회의원 선거를 실시해 내년 6월까지 신 정부를 출범시키는 문제라고 말했다.
전 대통령은 『앞으로 과거에 비해서 더 자유화 민주화할 수 있을 것이고, 과거에는 비판이 허용되지 않았으나 진정한 비판은 허용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지는 한국의 새 정부가 많은 문제점들에 직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 대통령은 상당히 낙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박 대통령 시해 사건 이후의 혼란이 끝나고 정치적 안정이 회복됐다고 보도했다.
전 대통령은 한국 경제가 주요산업의 재조정 작업으로 인해서 통제 경제 체제로 오해되기 쉽다는 오해를 배격하고 한국은 여전히 자유경제 체제를 유지할 것이며 외국투자가들에 대해 문호를 더욱 개방, 외국인의 1백% 투자를 허용하겠다고 말했다.
전 대통령은 한국은 부지런한 기업가와 노동력, 그리고 잘 훈련된 기술관료를 갖고 있으므로 내년 하반기에는 경제가 다시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 대통령은 『김대중 사건에 대해 해외에서 정확한 사건 내용을 모르고 언론보도만으로 이 사건을 알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우리의 재판은 외국이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다음은 이밖의 회견 요지.
▲대통령 취임 후 어려웠던 일=국가 원수가 갑자기 서거하니까 통치권에 공백이 생겼으며, 공무원이 임무수행에 태만해졌고, 각 분야에서 자기 임무 수행을 하지 않았다.
국가가 자체적으로 몰락할 단계에 처해 있었다. 그런 정국을 인수받아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안정을 회복한 것이 어려웠던 지난 2개월간이었다.
▲박대통령 통치와 다른 점=새 헌법에 7년 단임제 채택으로 장기 집권제를 폐지하고 평화적인 정권 교체를 할수 있게 했다.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있어서도 신 헌법에서는 적부심사제도를 부활시켰다.
과거엔 공무원이 관료적이었는데 앞으로는 국민 앞에 군림이 아니고 봉사하는 공무원상을 만들 것이며 이렇게 될 때 민주주의가 유지된다고 본다.
▲『복지 국가』의 의미=고용증대, 직장을 갖고 몸이 아플 때 돈이 있는 사람만이 아니고, 농어촌에서도 의료 혜택을 받는 것이 복지정책이다. 교육에 있어서도 교실수가 적어 한반에 70∼80여명이 들어 있어서 어린이도 피곤하고 선생님도 피곤하며, 점차적으로 경제사정이 좋으면 30여명을 한반에 넣을 계획이다. 이런 것이 복지 사회정책의 일환이다. 그 다음 사람이 사는데 주택이 있어야 한다. 집이 없더라도 몸담을 곳이 있어야 한다. 또한 노후한 집도 개조해야 한다.
▲외국투자유치 시책=과거에는 외국기업이 투자를 하려면, 복잡한 행정절차, 규제 등이 있어 제약이 많았다. 이러한 규제완화·행정절차 간소화를 관계기관에 지시, 연구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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