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아이콘' 바오로 6세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배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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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과 치유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전유물은 아니다. 역대 교황 중에도 갈등과 치유의 아이콘이 있다. ‘행동하는 교황’으로 불린 바오로 6세(1963~78년 재임·사진)가 대표적이다. 그는 15년간 교황 재임 동안 다른 종교와의 해묵은 갈등을 치유하는 데 앞장섰다.

 바오로 6세는 전임자 요한 23세가 씨를 뿌린 타 종교와의 갈등 해소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그 첫걸음이 65년 예루살렘 방문이다. 바오로 6세가 동방정교회 총대주교 아테나고라스 1세를 만나 포옹하는 장면은 1054년 가톨릭과 동방정교회가 교회 통치권을 놓고 대립하다 상호 파문한 이후 100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연출된 화해의 장면이었다. 바오로 6세는 그해 12월 동방정교회에 대한 파문을 철회했다.

 바오로 6세는 ‘순방’ 개념을 도입한 최초의 교황으로도 이름을 남겼다. 1453년 오스만 제국 점령 이후 514년 만에 터키 이스탄불을 방문한 첫 교황이자 영국 성공회 지도자인 캔터베리 대주교와도 공식적 만남을 가진 최초의 교황이다. 유대교와 개신교 지도층과도 만나며 교의적 합의점을 찾으려 했다.

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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