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소세 내린 만큼|물건값이 싸진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어떻게 달라지나 11·8호 조치>
특별소비세가 인하됐다. 기업은 부동산을 토지개발공사를 통해 팔 수 있다.「11·8」조치의 내용을 가전제품·자동차 등의 실수요자와 자금지원을 받게 될 업계의 측면에서 문답식으로 풀어본다. 【편집자주】
▲특별 소비세 이외의 대리점 「마진」율 등 다른 요인은 그대로 뒀기 때문에 소비자는 특소세 인하분 만큼 제품을 싸게 살수 있다.
냉장고의 경우 2백ℓ짜리가 현재 29만3천7백원에 소비자에게 팔리고 있으나 특소세의 인하로 26만4천원으로 살수 있어 2만9천원이 싸진다.
14「인치」흑백 TV는 현재 9만9천원에서 9천8백원이 내린 9만1천2백원이 된다.
「컬러」TV의 경우14「인치」짜리가 현재 34만1천원인데 이 조치로 30만5천9백원에 소비자가 살수 있다.
「오디오」·세탁기 등 다른 가전 제품은 세율의 인하가 없어 종전가격이 유지된다.
-현재 가전업계 사정은 어떤가.
▲지난 상반기 현재 가전 3사의 총 매출 규모는 1천4백22억원으로 79년 동기에 비해 45%가 줄어들었다.
흑백 TV의 경우 올 상반기 34만3천대를 팔아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무려 57·9%가 줄어들었다.
냉장고는 26만2천대를 팔아 지난해 동기에 비해 3분의2가 줄어들었다. 또 가전업계의 숨통을 터 주리라고 믿었던「컬러」TV는 8월 시판 이후 예상외로 판매가 저조, 이제까지 4만5천대(예상 l5만대)가 팔렸다.
-소형 승용차(4기통 2천cc이하)의 특별소비세가 15%에서 10·5%로 내렸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선 승용차 값이 얼마나 내린 셈인가.
▲승용차의 판매가격은 차 값에 특별소비세·방위세(특별 소비세액의 30%)·부가세가 포함돼 있다.「포니」승용차 1천4백cc「딜릭스」의 경우 현재 공장도 가격이 3백20만5백원(옵션가격 포함)인데 이번 특별 소비세율의 인하에 따라 15만6천6백76원이 내려 3백4만3천8백원이면 살수 있다.
또 영업용 1천2백cc짜리「포니」는 2백61만4천6백원에서 2백48만6천6백원으로 12만8천원이 내렸다.
-이번 조치로 자동차판매가 얼마나 늘 것으로 보는가.
▲이번 특별 소비세율의 인하 폭은 업계의 당초 예상보다 컸던 것 같다.
그러나 승용차의 경우 찻값 외에 등록세 59만여원의 추가 부담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가격 인하폭은 4·4%에 그쳐 이번 세율 인하조치가 판매 촉진에 큰 도움은 되지 못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금리 인하로 현재 예금 중이거나 은행돈을 빌어 쓰는 경우는 어떻게 되나.
▲정기예금을 들었다면 예금 당시의 금리를 그대로 적용받게 되고 대출받은 사람은 8일 이후 처음 닥치는 이자 지급일부터 내린 금리를 내면 된다.
따라서 예금자도 손해가 없을 뿐만 아니라 대출자는 내린 금리만큼 득을 보게 된다.
-주로 은행돈을 빌어쓰는 쪽인 기업들은 얼마나 이자부담이 줄어드나.
▲앞으로 1년 동안 3천억원 정도 경감된다. 그러나 이것 못지 않게 기업들이 더 반가와 하는 것은 금년내에 지원하겠다는 1천억원의 긴급 금융과 재고가 많이 쌓인 업종에 대해 소비자 금융의 형식으로 지원될 5백억원이다.
또 시은에 기업이 강제적으로 들고 있는 2천억원 상당의 양건예금도 대출과 상계해 주겠다니까 기업들은 향후 1년동안 6천5백억원 정도의 실질적인 자금 지원을 받게되는 셈이다.
▲「보일러」시설 대체를 위해 2천억원을 별도로 지원한다는데….
▲이 자금은 지금 당장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서가 아니라 계속되는 석유 위기속에서 산업구조를「에너지」절약형으로 전환시켜 나간다는 장기적인 구상이 실현된 것이다.
따라서 수출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뜻에서 금리도 처음 1년 동안은 수출금리인 12%로 큰 혜택을 준 것이다.
이렇게 해서라도 낡은「보일러」를 대체시켜 열효율을 높이자는 의도다.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 처분 방법이 일단 매듭지어졌다는데….
▲가장 큰 고민은 안 팔리는 망을 어떻게 하느냐였는데 당초 예상대로 정부가 사들이기로 방침을 굳혔다.
우선 오는 20일로부터 토지 개발공사가 정부가 보증하는 채권을 발행해 사들이기로 했으며 그 채권으로는 은행 빚을 갚도록 하고 개인 땅의 채권으로는 기업에 출자시키기로 했다.
-무슨 땅이든지 다 사겠다는 뜻인가.
▲그렇지는 않다. 금년에 5백억원 어치, 내년에는 2천억원 어치 정도를 채권발행을 통해 인수할 예정인데 우선은 기업이 내놓은 땅 중에서 토개공이 단시일 내에 활용하기 쉬운 땅부터 인수 대상이 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