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여군 도중하차 늘어 골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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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권 신장추세에 따라 미국에서는 군에 입대하는 여성의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여군들이 도중하차하는 비율이 높아 미 국방성이 큰 골치를 앓고있다.
미 육군의 경우 「베트남」전쟁 초기었던 65년에는 여군의 수가 1만2천명에 불과 했으나 징병제가 폐지된 72년엔 1만7천명이 됐고, 1백% 지원제로 충당하고 있는 지금은 6만5천명으로 격증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앞으로 5년 이내에 미 육군의 여군수는 10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 육군의 총 병력수는 76만명. 여군수는 전체의 9%에 육박하는 적지 않은 숫자다. 그러나 문제는 남자들에 비해서 여군들이 복무기간을 채 마치지 못하고 도중하차하는 비율이 너무 높다는데 있다.
육군당국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77년 한해동안의 지원 입대 여군 중 당초 예정했던 복무기간을 마치지 못하고 군을 떠난 숫자는 무려 43%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력이 낮을수록 도중 하차율이 높아 중학교 졸업이하의 여군들은 전체의 57%가 1차 복무기간을 마치기 전에 탈락하고 있다.
미 육군이 1명의 신병을 훈련시켜서 완전한 복무를 할 수 있도록 만드는데 드는 비용은 약 1만「달러」나 되기 때문에 수많은 여군의 탈락은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 되고있다.
탈락률이 높은 가장 큰 이유는 복무 중 임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78년 한해동안 미 육군은 7천5백명의 여군들이 임신했다는 공식 보고를 접수했는데 이는 전체 여군의 14%를 넘는 숫자다.
최근에는 여군들의 공식 임신보고율이 10%로 떨어졌으나 그 이유는 대부분의 여군들이 사생활 보호법을 내세워 그들의 임신사실을 부대장에 보고치 않기 때문이다.
결국 여군들의 실제 임신율은 부대의 전투력이나 준비태세를 결정적으로 약화시키고 있으며 그래서 많은 지휘관들은 아예 여군을 받아들이기를 꺼리기에 이르렀다. 또 아직까지 여군을 전투병으로 배치하지는 않고 있으나 전투지원 부대 같은 약간 고된 부대에 배치된 여군들은 대부분이 좀더 편한 행정병이나 의무병으로 근무하기를 바라고 있어서 가뜩이나 법력부족으로 고심하는 미군의 효과적인 병력배치계획이 차질을 빚고있다.
그렇지 않아도 지원병 제도 때문에 미군의 실적저하를 우려하고 있는 국방성으로서는 우선 총 병력「실링」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남녀를 불문하고 모든 지원병 수를 최대한 확보하도록 지시하고 있으나 미 육군 당국은 여군들의 높은 탈락률을 내세워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그렇다고 여군들의 임신을 강제로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앞으로 여군 모병문제는 계속 국방성의 두통거리가 될 것 같다. <워싱턴=김건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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