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안방 차지 경쟁치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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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대통령후보로 나선 남편들이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을 향해 혼신의 힘을 쏟을 때면「퍼스트·레이티」를 겨냥하는 그 부인들도 백악관의 안방을 차지하기 위해 「맹렬 내조 작전」을 편다. 미국대통령선거도 앞으로 열흘 남짓 「카터」 「리건」 「앤더슨」등 세 후보의 열기를 압도하는 것이 새「퍼스트·례이디」후보들의 경쟁이다.
새부인들의 출신 배경은 재각각이다.
남부 「조지아」주에서 태어난 「로절린·카터」는 처녀시절 다른 사람앞에 나서지도 못하던 수줍음투성이였다. 13살때 아버지를 여의고 재봉사인 어머니를 도와 세동생들을 뒷바라지했다. 생활이 넉넉했던 편은 아니었고 말수도 적었다.
고학으로 대학을 다니다가 해군장교이던「카터」를 만나 결혼한 뒤에도 남편을 도와 땅콩농사를 지을때까지만해도 정치적 야심같은 것은 없어 보였다.
그러나 「카터」 가 「조지아」 주지사로 출마할때 즈음해서 변신 「카터」의 특급참모로서 선거운동을 지휘했다.
76년 대통령선거운동때 「로절린」여사는 보좌관 두명만을 거느리고 전국방방곡곡을 샅샅이 누볐다. 다리미질이 필요없는 화학섬유로 된 옷만 입고, 머리도 직접 매만졌다.
이번 선거 운동에서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고아원이나 병원·자선단체등을 방문하여 따뜻한 인정을 베풀기도 하고 격전지에 뛰어들어「리건」을 맹공하기도한다.
선거전문가들은 「카터」가 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는 유권자들의 좋은 인상때문에 「로절린」여사를 관세가 백중한 격전지에 유세를 보낸다고 분석하고 있다.
「닌시·리건」여사는 「로절리」과는 사뭇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다. 「시카고」의 고급 「아파트」촌 출신인 「낸시」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던 양아버지의 도움으로 비교적 순탄하게 「할리우드」로 진출했다. 그러나 여배우로는 성공작이 못돼 그 점에선 남편 「리거」 과 비슷한 셈이다.
이번 선거운동에서도「낸시」는 남편을 주연으로 내세우고 자신은 충실한 조연자리에 만족하고 있다. 「로절린」처럼 따로 유세행각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리거」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면서 우아한 미소작전을 쓰고있다.「닌신」여사에게서는 「로절리」처럼 투사의 표정을 찾아볼 수 없다. 항상 온화한 웃음으로 「덜 설친다」는 인상을 유권자들에게 심어주고 있다.
고군분투하고있는 「앤더슨」후보의 부인 「케케」여사는 그리스= 이민가정의 딸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보스턴」에서 이발사로 일했다. 「케케」여사는 비서학교를 1년 동안 다녀 고 국무성에 일자리를 얻었고 그것이 인연이 돼 당시 외교관이던 「갠더슨」을 만나 53년 「베를린」에서 결혼했다..
「케케」여사는 풍족한 생활을 해본 적이 거의 없다. 이번 선거운동에서 다른 후보들이 전세 여객기를 타고 다닐때도 「케케」여사는 일반여객기 신세를 지고있다.
따라서 시간을 맞추기 위해 새벽잠을 설치기 일쑤이고 그 gms한 비서도 없어서 손수 신문을 「스크랩」해 남편에게 자료로 제공하고 있다. 「케케」여사는 「카터」와 「리건」 후보를 서슴없이 쏘아붙이는 매서운 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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