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가져오면 미국 거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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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가축사료 「메이커」인 한국「카길」화사대표 박승만씨(56·서울 용산구 한강로1가216의2)에게 『미국에 있는 두딸을 샅해하겠다』고 국재전화로 위협, 1억5천여만윈(25만 「달러」 )을 긁어내려던 범인들이 미국연방수사국(FBI) 요윈들에 의해 검거된 사건이 20일 미국「뉴저지」주에서 발생했다.
FBI 「뉴저지」주「뉴욕」지부는 박씨의 생질인 이명한씨(27·미국 뉴저지」주 「노플레인」거주)와 미국인 공범「돌랜드·배너」씨(42·「뉴저지」주)를 지난 20일밤 돈을 받으러나온 현장에서 총격전끝에 검거. 공갈 및 공무집행 방해죄로 구속했다고 발표했다.

<협박전화>
FBI발표에 따르면 가축사료공장 한국「카길」회사사장인 박승만씨는 지난10일 서울용산구 한강로 회사 사무실에서 『빨리 미국으로 건너와 돈을 내놓지 않으면「뉴저지」에 살고있는 두 딸을 모두 죽이겠다』는 미국인의 협박 전화를 받고 지난14일 급히 도미 수속끝에 미국으로 건너갔다. 박씨는 「뉴저지」 주 「포트리」에 살고 있는 장녀 진숙씨(34)와 5녀 미숙양(18·미국고교2년)집에서 대기 중 두차례에 걸쳐 같은 내용의 협박전화를 받았다.

<검거>
박씨는 협박전화를 받고 포트러 경찰과 의논 끝에 범인들의 요구대로 20일 「뉴저지」 주 「저지시티」해변가 외딴곳에 돈을 가져가겠다고 약속, 약속한 시간과 장소에 FBI와 경찰합동수사대가 미리 잠복한 가운데 박씨가 준비한 돈을 갖고 나갔으며 이때 미국인「도널드·다노」씨(42·「뉴저지」주 「데이온」거주)가 박씨에게 접근해 오다가 수사대에 의해 검거되고 차를 탄 「다노」 씨가 돈을 받아 돌아오기를 기다리던 한국 이명환씨 차를 몰고 달아나다가 총을 쏘며 추격한 경찰에 붙잡혔다.
한국인 이명한씨는 박씨의 생질로 검거 당시 미국인 범인「다노」씨는 호주머니에 권총을 갖고 있었다.
사건을 담당한 FBI 「뉴욕」지부 「요커」대변인은 협박을 받은 박씨가 얼마나 많은 돈을 준비했는지 범인들의 배후에 또다른 조직이 있는지 아직 수사가 끝나지 않아 밝힐 순 없으나 범인들이 요구한 액수는 25만「달러」였다고 밝혔다.
「뉴욕」지방법원은 21일 이들에 대한 구석적부심리. 이씨에게 15만「달러」.「다노」 씨에게 10만「달러」로 보석 허가를 했으나 보석금을 내지 못해 아직 석방되지 않았다. 「범인들은 .같은 창고에서-막일을 하는 사이로 이씨가 친척박씨의 돈을 탐내 범행을 꾸민것으로 알려졌다.

<박씨주변>
한국 「카길」회사는 세계적인 곡물판매회사인 미국「카길」회사의 한국대리점으로 곡물과 사료를 수입, 판매하고 있다.
박씨의 큰딸 진숙씨는 77년 H건설 「뉴욕」지사 직원으로 도미해 「뉴옥」에서 가까운 「뉴저지」주의 「포트리」에 살고 있으며 현재 대학에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섯째딸 미숙양은 서울 예원여중을 나와 77년3윌 도미, 국립고교에 다니다가 지난해 일류 사립고교인「드와이트·이글우드」고교로 옮겨 2학년에 재학중이다.
박씨와 가족들은 일체외부인을 만나지 않으려 해 두딸을 유학 보낸 자세한 경위가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당일 전화를 받은 작은 딸은 경찰에서 신분을 밝히지도 말고 외부사람도 일체 접촉하지 말라는 권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학교측에서도 보호자의 허가없이는 학생을 만나게 하거나 어떤 정보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범인주변>
범인 이씨는 4년전 박씨의 주선으르 미국의 모회사에 취직, 도미했으며 이사건이 단순히 돈을 노린 것인지, 원한 관계때문인지 밝혀지지 않았다고 FBl당국이 밝혔다.
이씨의 부인은 78년 한국에서 결혼, 현재 3개월된 아들이었으다. 박씨가 자기들의 결혼식때에도 참석, 남편과 박씨 사이에 원한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범인 이씨는 박씨 누님의 3아들 중 막내로 74년부터 2년 가까이 한국 「카길」주식회사에서 운전사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카길」 주식회사 판매부장 김남두씨(47세) 이씨가 『3형제중 가장 온순한 편이었는데 어째서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씨의 집>
박씨의 부인 김주순씨(47)는 21일에야 남편으로부터 국제전화로 사건 내용을 전해들었다며 『사건의 진상을 몰라 답답할 뿐』 이라고 했다.
김씨에 따르면 남편 박씨가 아무 얘기도 않은채 급히 도미수속, 미국에 갔다고 했다.
또 김씨는 범인중 1명이 생질인 이씨라는 말을 듣고 『아무런 원한 관계도 없고 오히려 남편의 덕도 많이 입었는데 그럴수가 있느냐』고 했다.
박씨의 1남6녀 중 진숙씨와 미정양을 제외한 1남4녀는 한강로집에 살고 있다.
한편 박씨의 서울집은 대문을 굳게 닫은 채 외부인사와의 접촉을 막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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