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향」의 밤샘...질서정연한 추석귀성객 행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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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불경기로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도 고향을 향한 귀성객들의 설렘은 여전했다.
귀성열차와 고속 「버스」표 예매시작전날인 15일 밤 예년보다 인파는 악간 줄었으나 2천 여명이 서울역·서부역·여의도「5·16광장」 등지에서 밤을 새우며 예매시간을 기다렸다.
경부선·경전선의 일부 구간 예매를 실시하는 서울역의 경우 15일하오8시쯤부터 귀성객이 모였으나 경찰과 역 직원들이 귀가를 종용해 일부는 흩어졌고 3백 여명만이 역 앞 지하도에서 밤을 밝혔다.
경부선·?동선의 일부 구간 고속「버스」표를 예매하는 여의도 광장에는 1천5백 여명의 시민들이 간간이 내리는 비를 맞으며 매표구 앞에서 밤을 새웠다.
귀성객들은 밤을 새우기 위해 두툼한 옷을 입고 와 귀가를 종용하는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으나 통금시간이 넘자 창구 앞에 질서 있게 줄지어 앉아 강바람 속에 매표시간을 기다렸다.
서울역은 예매시간을 예정보다 1시간 앞당겨 16일 상오5시부터 시작했고, 여의도광장에서는 상오6시 매표를 알리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고속「버스」표를 팔기 시작했다.
그러나 경부선 「버스」표 예매창구의 경우 매표가 시작 된지 1시간쯤 지나자 늘어섰던 인파가 끊기는 등 예년에 비해 크게 한산했다.
고향인 원주에 가기 위해 고속 「버스」표를 사러나 놨던 식금득씨 (22·서울풍납동66의26)는 『밤을 새우며 기다리는 일이 고되기는 하지만 고향에 갈 생각을 하면 오히려 기쁘다. 특히 올해에는 예매청탁·암표 등 차표 빼돌리기가 없어져 명랑한 귀성여행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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