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대중 등 6명 또 분리 심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김대중 등 내란음모사건」관련피고인 13명에 대한 검찰부(정기용중령·이병옥소령·정인봉·김대근·홍경식·김인규대위)신문을 듣고있는 육군본부계엄보통군법회의는 21일 상오10시 육군본부대법정에서 5회공판을 속개, 김상현(45·무직), 이신범(30·학생), 조성자(30·학생) 피고인 등을 심리했다. 재판부는 개정직후 『법정질서를 문란케 하는 피고인이나 방청객은 퇴정 또는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한 뒤 『편의상 김대중 문익환 이문영 예춘호 고은태 김상현 피고인 등 6명과 이신범 조성우 이해찬 이석표 송기원 설훈 심재철 피곤인 등 7명을 분리해서 심리하겠다』고 말하고 피고인의 퇴정을 위해 잠시 휴정했다.
상오10시19분 속개된 공판에서 정기용검찰관은『김상현피고인이 다른 피고인들 앞에서 충분히 진술할 수 없으니 나머지 피고인 5명은 퇴정시켜달라』고 요청, 재판부는 변호인의 의견을 물은 뒤 이를 허가했다.
김상현은 진술에 앞서 자신의 건강문제를 말하려다 담당 변호인 김수용변호사(사선)가 『건강문제는 나와 면담해서 처리하자』며 재판부에 『피고인이 선 채로 신문에 응할만한 건강상태가 아니므로 앉은 채로 신문에 응하게 해달라』고 요청, 이를 허가받았다.
김상현은 검찰관신문에서 김대중을 알게된 것은 지난 50년대 말이었으며 그후 71년에는 김대중의 비서실장으로 일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피고인은 또 지난 1월7일 서울 창천동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민주헌정동지의 지도위원인 예춘호·김종완·김윤식·이상돈·유청·김달수·조종호 등과 만나 김대중의 차기집권조직기반 구축을 위해 민주헌정동지회의 조직을 재정비하여 9인지도위원회를 결성하기로 하고 예춘호·김윤식·김종완을 공동대표로 선출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는 피고인가족 9명과 동경신문·AFP 등 내외신기자 등이 공판진행과정을 지켜봤다.
이어 검찰신문을 받은 예춘호피고인은 ▲김대중의 차기집권을 위해 지난1월7일 김상현 집에서 김상현 등 8명과 모임을 갖고 민주헌정동지회 9인 지도위원회를 구성, 김대중을 차기 대통령으로 옹립하기로 했고▲2월15일 이를 위해 김윤식·김종완으로부터 『김대중이 민주헌정동지회에서 재야유력인사 5백명을 회원으로 확보, 조직을 확산시키라고 말했다』는 지시를 받고 지역을 나누어 이를 수행키로 결의했다는 검찰관 질문내용에 대해 이를 시인했다.
또 79년 11월10일 유신체제의 연장인 최규하 대통령체제의 즉각 퇴진과 정치범석방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내·외신기자 30여명에게 낭독, 배포했다고 말했다.
예 피고인은 이어 김대중으로부터 l천만원의 정치자금을 받아 김대중에 대한 신민당 안의 지지세력 확보를 위한 활동자금으로 쓰도록 노승환의원에게 2백만원, 송원영·박영록·김승목·조세형의원에게 각각1백만원을 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79년 11월24일 하오4시 양순식·박종태씨와 만났을 때 『하오5시 명동YWCA강당에서 결혼식을 가장, 통일주체국민회의에 의한 대통령선출을 반대하는 집회를 할 것이니 참석하라』는 말을 듣고 그곳에 가 유신헌법 철폐 등을 주장하는 구호를 외쳤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위장한 결혼식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친한 친구들이기 때문에 함께 참석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예 피고인은 자신이 김대중피고인의 비서실장직에 임명된 사실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고 김대중피고인과 엇갈리는 진술을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