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시장의 강자들] 이광복 고을빛생식㈜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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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두 아이의 엄마인 아내가 임신 때마다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해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고 임산부와 태아에게 충분한 영양을 공급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1993년 분말 생식을 개발해 생식업계에서 입지를 굳힌 고을빛생식㈜의 이광복 사장이 '태아를 위한 먹거리'를 선보이게 된 동기다.

이 사장이 '엄마 몸 안의 빼어난 아기'라는 뜻의 태아용 먹거리 '모내수아'(母內秀兒) 개발에 성공할 때까지 3년여에 걸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개발 초기에는 모든 영양소를 살리기 위해 어떤 물리적, 화학적 변형 없이 시제품을 만들었다.

그러나 가뜩이나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초기 임산부에게 생원료는 소화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데다 비릿한 냄새가 난다는 단점까지 있어 실패했다. 이어 원료를 볶아봤으나 영양소가 쉽게 파괴됐다.

시행 착오를 겪은 지 1년여만에 동결 건조한 생식과 선식을 혼합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2년간에 걸친 동물실험을 통해 안전성을 확인한 이 사장은 지난해 제품을 선보였다.

이 제품에 대해 분당 차병원 김승조 원장 팀이 지난해 말 산부인과 학회지에 "엽산 등을 함유한 영양보충식을 흰쥐에게 먹인 결과 분만율이 일반식을 먹인 대조군보다 두배 높았다"는 논문을 발표하는 등 모체의 임신 가능성을 높이고 태아의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얻기도 했다.

30g짜리 30포(1개월분)에 15만8천원이라는 낮지 않은 가격에도 첫달에 1억5천만원어치 주문이 들어오는 등 반응이 좋았다. 올들어 홈페이지(www.gsmfood.co.kr)를 통한 판매도 시작하면서 월 1억원 이상씩 꾸준히 팔리고 있다.

고을빛생식은 모내수아 개발에 앞서 회복기 환자의 영양 보충을 위한 기능식인 '밀타임'을 판매하는 등 단순한 생식.선식에서 탈피해 성별.연령별로 세분한 기능성 대체식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현재 생식은 식사대용이나 다이어트 용으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으나 앞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다양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틈새시장을 개척해야 합니다. 앞으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는 한편 해외에 진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01년 미주 본사를 설립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일본 지사를 설립한 이 사장의 포부다. 고을빛생식의 전 제품은 지난해 미 식품의약국(FDA)의 안전성 테스트에 합격한데다 서양에 부는 '젠' 열풍으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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