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덜자라고 과일결실 잘 안돼|이상저온에 잦은비 두달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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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6월중순부터 7월말까지 한달보름이나 계속된 장마에다 8월들어 줄곧 이어지고 있는 이상저온 현상으로 벼가 자라지도, 이삭이 패지도 않고 있다. 고추·참깨·콩등 밭작물, 각종 파수등도 생육에 지장을 받고 열매가 제대로 영글지 않는등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벼의 경우 짧은 일조시간·적산온도의 부족등으로 생육부진현상을 겪게돼 예년 같으면 벌써 출수 돼야할 조생종·중생종이 6∼7일씩이나 뒤늦게 패기 시작하는가 하면 초장이 짧거나 줄기수(경삭)가 예년보다 적어 큰 감수가 우려된다. 농사관계자들은 올해 벼농사는 10∼15%이상이 감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추·참깨등 밭작물은 오랜 장마로 결실이 제대로 되지 않은 채 낙과하는 현장이 많아졌고 병충해까지 기승을 부려 벌써부터 일부지역에서는 값이 오를 기미까지 보이고 있다. 과실류도 마찬가지여서 광주등지에서는 평년 같으면 재철을 만나 하락세를 보이던 포도·복숭아등이 올해는 오히려 예년보다 입하량이 줄어들어 값도 예년에 비해 30∼35%나 올랐다. 농민들은 지금이라도 정상기온으로 회복되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하지만 당분간 저온현상이 계속될 것이란 관상대의 예보여서 걱정을 더해주고 있다. 전국의 올 농사 작황을 점검해본다.

<전국선합>

<전국작황 실태점검>

<경기>
도내 벼의 초장은 신품종이 72.8cm로 평년보다 3.3cm가, 일반품종은 84cm로 3cm가량이 각각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이상기온은 출수에 큰 영향을 주어 조생종(조생통일·밀양21호·호남조생)은 출수예정일인 8월1일, 2일보다 6∼7일이 늦은6∼7일 사이에, 중생종은(밀양23호·밀양30호) 정상출수기가 8월9∼10일인데 비해 7일이 늦은 17∼18일사이에 패고있다.
만생종인「아끼바레」는 정상출수기 2O∼21일보다 5일이 늦은 25일쯤에야 팰 것으로 보인다.
이상저온에다 요즘에는 비까지 자주 내려 목도열병 유발을 촉진, 앞으로 크게 번질까 걱정이다.
고추는 1만5백ha를 재배, 1만4천8백13t을 생산할 계획인데 용인·이천·안성등 주산단지에서 탄저병·역병등 3백58ha에 병충해가 발생했다.

<강원>
강원도내 산간지방의 8월 평균기온이 섭씨 22도1분으로 예년보다 6.2도나 낮아 도내농민들이 제일 많이 심은「밀양21호」는 초장이 68cm로 평년수준을 겨우 유지하고있으나 가지수가 15.1개로 예년의 15.8개보다 0.7개가 적다.
고냉지의 한계출수기인 15일을 넘겼는데도 출수율이 58%에 그치고 산간지는 52%, 평야지는 48%로 평년보다 5∼15일이 늦어지고 있다.
밭작물의 경우 고추는 수경이 제대로 안돼 지난해는 한그루에서 최소한 20개이상의 고추를 수확하던 것이 올해는 낙과가 겹쳐 15개도 열리지 않았다.

<충북>
계속된 저온현상으로 충북내륙지방의 벼출수는 애년보다 6∼7일씩 늦어져 아직까지 20%정도의 벼논이 출수가 되지 않고 있다.
또 냉해로 벼성장이 나빠져 도농촌진흥원의 조사결과 밀양21호의 경우 초장이 지난해 76cm에 비해 7cm나 작은 69cm밖에 자라지 않았고「밀양23호」도 지난해 80cm비해 5cm나 덜 자랐다.
이밖에 병충해 발생도 예년보다 10%나 늘어나, 특히 충해는 지난해 1천6백ha다 65%늘어난 2천8백4ha나 되고있다.
저온현상의 피해는 고추·깨·사과등 밭작물에도 심해 고추의 경우 도내 고추밭 1만5천2백96ha중 1천1백77ha가 탄저병에 걸리는 등 15%인 2천3백13ha가 각종 병충해에 걸려있다.
참깨는 성장이 제대로 안돼 도생산목표량 1천7백80t 가운데 17%가 감수된 1천4백76t밖에거두지 못할 것으로 보고있다.

<충남>
벼는 출수가 3∼9일까지 늦어지고 결실기를 맞은 고추·참깨등은 수정이 안되고 냉해현상으로 썩는 등 30%의 감수가 예상되고있다. 사과는 긴 장마로 개화가 잘 안된데다 10월에야 잎이 떨어지던 것이 벌써부터 잎이 말라 떨어져 사과가 제대로 영글지 않고 있다.
충남도내 벼의 생육상황은 벼 잎의 길이가 70.2cm로 평년의 78.2cm보다 8cm나 짧고 경수는 16.4개로 평년의 14.6개보다 1.8개가 많다.
또 출수는 조생종인 「밀양23호」가 평년 8월10일에 출수되던 것이 4일 늦은 14일에 출수되고 있고 「밀양30호」는 평년 8월2일에 출수되던 것이 9일 늦은 11일부터 출수 되었다.
도내 벼의 병충해발생은 식부면적 「17만2천8백ha중 6만4천8백24ha에 이르고 특히 잎도열병은 3천4백59ha로 지난해의 2천4백 59ha보다 40%가 늘어났다.

<전북>
전북도가 조사한 벼출수기는 평년보다 4∼6일이 늦다.
특히 산간 고냉지대는 10여일이 늦을 것으로 보인다.
밭작물에 병충해가 크게 발생, 도내에서 고추 재배면적이 가장 많은 임실군의 경우 올해 1천5백31ha에 고추를 파종했으나 역병 9.1ha, 탄저병 22.2ha등 병충해 36.3ha가 발생, 감수가클 것으로 보인다.
과일의 경우 복숭아가 장마로 맛이 덜들고 10%가량의 낙과현상을 빚었다.

<전남>
전남도 농촌진흥원에 따르면 신품종은 지난해보다 평균 5cm정도가 덜 자랐다.
출수는 신품종의 경우 예년 같으면 모두 패었으나 18일 현재 20∼30%정도가 패지 않고 있다.「밀양30호」는 9∼13일까지 출수가 끝나야 하는데 올해는 지난해 출수일 12일보다 4일이 늦은 16일부터 패기 시작, 21일을 전후해 모두 출수될 것으로 보고있다.
벼병충해 발생면적은 10만9천2백ha. 이중 잎도열병은 지난해보다 2천3백50ha가 더 많은 7천2백ha, 흑나방병은 5백ha가 더 많은 3천ha에 발생했다.

<제주>
제주도의 특산물인 감귤은 밀감알이 자라는 시기인 5월부터 8월사이의 저온현상과 일조량이모자라 밀감알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낙과도 많아 전체적으로 3O%쯤의 감수가 예상되고있다.
기온이 낮아 감귤병해충인 참가병과 궤양병이 크게 번져 대부분의 과원에 발생했다.
참깨는 7천ha중 10%인 7백여ha에 점무늬병과 시들병이 번졌다.

<경북>
올해 벼농사는 예년의 경우 초장이 73.5cm였으나 18일 현재 71.9cm로 1.6cm가 덜자라 감수가 예상된다.
출수도 4∼5일이 늦어져 예년에 70%이상 출수되던 것이 현재 50%밖에 출수하지 않고 있다.
경북도내 병충해발생 실태는 총식부면적 20만5백ha중 10.5%인 4만9천54ha나 된다.
특히 도열병의 경우 일반 벼가 3천4백73ha나 되고 통일벼는 1천2백99ha에 번져 신품종보다 재래종이 병해에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도는 올해 벼생산목표를 총7백7만3천섬으로 잡고있으나 10%이상의 감수를 우려하고있다.
참깨도 탄저병으로 검게 썩고있으며 콩은 잎이 누렇게 변하는 「바이러스」병에 걸려있다.
이같은 병충해는 전체 밭작물의 15∼20%에 번져있다.
사과 역시 개화기의 낙화현상과 결실기의 낙과현상에다 부란병·응애류등 병충해가 번져 26만6천t의 수확을 예상했으나 20%이상 감수가 예상되고 있다.

<경남>
경남도의 경우 지난 7월1일이후 18일 현재까지 일조 시간이 65.1시간으로 평년의 40%에 지나지 않았는데다 8월 들어 평년보다 평균3도 가까이 낮은 기온으로 벼의 발육이 부진, 초장은 평년보다 평균 3.6cm가 짧고 가지수는 밀양15호와 30호는 0.2∼0.6개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출수일은 종류에 따라 3∼5일이 지연되고있다.
병충해는 앞도열병이 6천9백85ha에 발생한데이어 출수가 시작되면서 목도열병이 0.6ha 발생했다.
참깨는 1만1천2백50ha에서 5천6백t을 생산할 계획이나 현작황으로 보아 10%정도의 감수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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