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투·아웃부터"를 실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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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천안북일고-광주상고·배재고-대구상고의 4차전은 모두 2사후에야 「굿바이·히트」와 「굿바이·홈런」으로 승부가 가려져 『야구는 「투·아웃부터』라는 속설을 실증했다.
광주상고는 연장11회초 무사에 연속안타를 터뜨린후 적실을 묶어 귀중한 1점을 뽑아 고교야구에 흔히 있는 실책에 의해 승부가 판가름나는가했다. 그러나 천안북일고는 연장11회말 1사후 연속사구로 기사회생의 기미를 보였다. 위기의 광주상고는 이때 박경옥대신 우익수로 있던 「에이스」김태업을 「마운드」에 내세웠다. 한타자를 잡아 2사로 만든 김태업은 「마운드」에서 다리를 절룩거리며 걸어나와 감독에게 교체를 요청했으나 그대로 던지라는 지시로 다시「마운드」에 올랐는데 천안북일고 1번 김용대에게 「세이프티·번트」로 동점을 허용하더니 2번 이강호에게 「포볼」을, 그리고 3번 전대영에게는 「드리·볼」을 허용, 밀어내기로 결승점을 뺏기는 듯했다.
그러나 간신히「폴·카운트」를 끌고간 김태업은 마침내 3번 전대영에게 「굿바이·히트」를 맞아『야구는 2사후』라는 말을 실감케했다. 천안북일고는 지난2일 부산고와의 3회전에서도 연장11회초에 1번 김용대의 결승타로 4-3으로 승리, 연장전에 강한 「팀」으로 꼽히게됐다.
○…또 배재고도 김광원이 9회말 대구상고응원석에 내리꽂히는 「굿바이·호머」를 터뜨려 극적승리를 거뒀는데 이것도 2사후에 일어난 것.
배재고는 지난 73년의 제3회 봉황기대회의 결승에서 대구상고에 4-3으로 폐한 통한의 아품을 7년만에야 똑같은「스코어」로 갚아 새로운 감회에 젖었다.
한편 천안북일고도 지난해 이 대회 준결승에서 광주상고에 5-3으로 분패, 결승문턱에서 분투를 삼킨 앙갚음을 1년만에 갚아 4「팀」모두 기묘한 인연의 승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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