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수출도 내수도 밝지 않은 신발류업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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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생산량의 7할 이상을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신발류 업계는 수출부진과 국내경기침체로 이중고를 당하고 있다.
올해 신발류업계가 세운 생산목표는 모두 2억9천5백만 켤레. 이 가운데 71.6%인 2억1천1백만 켤레 (8억「달러」어치)가 수출용이고 나머지 28.4%인 8천4백만 켤레는 내수용이다. 지난해의 총생산량 2억8천만 켤레보다5.2% 늘어난 물량이다.
그러나 상반기중의 수출량은 연간 목표의 44%인 9천3백만 켤레에 그치고 말았다. 지난해의 상반기 수출실적 9천6백만 켤레보다 3백만 켤레가 적다.
내수도 지난해보다 3.6% 늘려 잡았으나 상반기 중에 전체목표량의35.7%인 3천만 켤레밖에 팔지 못했다.
78년에 2억2천7백만 켤레까지 수출했던 신발이 이처럼 잘 나가지 않는 것은 유가·임금· 자재값 인상으로 원가가 올라 가격경쟁에서 대만·중공 등에 뒤지는 데다 세계적 불황으로 신발수요가 줄고있기 때문.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대만은 안정된 물가를 배경으로 한국보다 10%정도 싼값으로 내고있다.
세계적인 불경기와 소비절약으로 신발류 수입국의 소비감소가 두드러져, 특히 미국의 경우 78년까지만 해도 총 수출량의 61%가 나갔으나 작년에는 48.9%로 떨어졌고 올해에 다시 48.6%로 더 내려갈 전망. 재고가 쌓여있는 데다 소비절약으로 수요가 줄어든 때문이다. 그 대신· 서독 등 「유럽」지역 수출이 늘고 있다.
지난해 점유율 16.6%이었던 일본도 최근의「엔」화 하락과 중공의 진출로 고전을 하고 있다. 특히 중공산은최근 싼 노임 등에 힙 입어 일본시장에 집중적으로 들어가고 있는데「캔버스」류의 수출단가가 우리나라의 3「달러」29「센트」보다 약1「달러」정도 싸다. 관계자들은 중공이 당분간은 우리의 기술수준을 따라오지 못하겠지만 조만간 최대의 경쟁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상반기중의 국별 수출실적은 전년대비 서독이 90%,「네덜란드」39%, 미국이 13%늘어났으나 일본·영국·「캐나다」·「스웨덴」등 지에서는 작년의 60∼80%수준에 머물고 있다.
품목별로는 포화(캔버스)가 전체의 42%를 차지하고 총고무화가 17.6%,「트랙」화가 16.8%,실내화가 12.2%, 혁제운동화가 4.4%, 「케미」화가 2%를 차지하고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신발류는 국제시장에서 중류정도의 인정밖에 받지 못해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
켤레당 평균가격이 78년 2「달러」84「센트」, 79년 3「달러」47「센트」에서 올해는 3 「달러」79「센트」로 올랐을 뿐이다.
이처럼 수출이 부진하자 각 업체가 내수로 길을 터보려고 안간힘을 쓰고있으나 이것도 소비절약의 「무드」에 눌려 현상유지에 급급하다.
특히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대형업체들이 지난해보다 각각 1백만여켤레씩 내수를 늘렸으나 재고만 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신발대리점이나 소매점에서는 싼값으로 내다 팔고 있다. 주식회사 삼화의 국내 판매과 이동택과장은 일부대리점 등에서 자금을 빨리 회수하기 위해「덤핑」을 하나 이것이 확산되면 해외에서까지 동업자끼리「덤핑」하는 현상을 빚어 다 함께 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발업계는 그래도 하반기에는 다소 경기가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의 신발류 재고가 거의 바닥나 주문이 다시 몰려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남미와「유럽」지역에서 수입의사를 밝혀오기 때문이다. 특히 남미가 새로운 시장으로 개척될 전망이 밝다는 판단아래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그러나 과거의 신발수출대국에 인연하기 보다 질을 높여 고가품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된다는것이 가장 큰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신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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