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절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석유에 관한 모처럼의 복음이 있다. 구미의 여러 나라들은 최근 석유절약의 현저한 성과들을 기록하고 있다.
우선 세계석유의 3분의1을 소비하고 있는 미국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무려 8%의 소비감소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연 총소비의 3분의1에 달하는 양이다. 역시 산업선진국인 서독의 경우도 상반기 전년대비 8%의 감소를 보였다.
「프랑스」나 영국과 같은 나라는 더욱 모범적인 절제국들이다.
「프랑스」는9.4%, 영국은 무려 14.9%의 감소를 보여주었다.
우리나라도 지난 7월의 집계를 보면 석유소비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지난해의 상반기중 석유소비 증가율은 12.7%였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의 경우 석유소비는 지난해 같은 시기의 수준과 거의 비슷했다. 겨우 1.8%가 증가했을 뿐이다. 전력소비도역시 지난해의 18.3%에 비해 올해는 5% 남짓에 머물렀다.
물론 우리의 경우는 그 어느해 보다도 심각한 불황의 그림자가 반영된 결과이긴 하지만 「에너지」절감을 위한 각계각층의 숨은 노력도 작용했을 것이다.
미국 역시 불황의 여파이긴 하지만, 국민들의 절제도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친것 같다.
「시민의 발」이나 다름없는 자가용들이 일본제 소형차로 바뀌고 있는 현상을 미국의 노상에선 요즘 확연히 목격할 수 있다.
생활의 「패턴」이「에너지절약형」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좋은 자동차, 큰 자동차를 무슨「스테이터스·심벌」로 생각하고 있는 미국인들에게 그것은 하나의 생활혁명이나 다름없다.
서독에서도 역시 중형차를 .소형차로 바꾸는 현상을 볼 수 있다.
『한여름의 「바캉스」를 위해 1년을 산다』는 「프랑스」에선 요즘『카스피 추방운동」이 한창이다. 낭비(카스피)를 줄이자는「캠페인」이 시민들의 생활 속속들이 파고들고 있다. 「프랑스」정부는 그런 운동을 위해 2천5백만「프랑」의 예산을 쓰고 있다.
석유절감의 결과는 곧 원유수입의 감소로 나타났다. 미국의 상반기 원유수입은 전년동기비12.7%가 줄었다. 서독은 6%,「프랑스」는 10.6%-.
이들 나라의 원유재고가 늘 것은 당연하다. 미국·서독의 재고는 15%가까이 증가했다.「프랑스」는 무려 22%나 되었다.
따라서 미국의 석유회사들은 저마다 앞을 다투어 판매가격을 내리기 시작했다. 「오하이오」주의 「스탠더드·오일」 은 「배럴」당 4「달러」나 값을 인하했다. 영국에서도 그랬다.
이런 일연의 일들은「에너지」를 무슨 공포의 대상으로 생각하던 사람들에게 기쁜「메시지」가 되고있다. 절제의 미덕이 있는 한 인류에겐 희망도 함께 있는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