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은 아이들」|우리손으로 살리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정신질환 자녀를 갖고있는 부모들이 함께 모여 자녀들을 위한 보호단체를 만들었다.
가칭 「사단법인 한국정신건강보호협회」. 지난16일 하오 정신질환 아동의 부모1백 여명은 서울 신당동 전인「빌딩」이 214호실에 모여 아픔을 같이하는 이들끼리 서로를 위로하고 이해하며 「버림받은 자들」을 위한 복지증진과 재활대책을 스스로 마련키로 뜻을 모았다.
국가와 사회로부터 보호받아야 될 사람들. 결핵환자나 나병환자·지체부자유아들을 위한 보호법과 사회단체는 있어도 유독 정신질환자들에 대해서만은 사람도 제도도 외면해왔다. 육체의 질병보다 영혼의 불균형으로 버림받은 자식을 갖고있는 부모들은 그래서 더욱더 슬프고 외로왔다.
보호협회창설 논의가 시작된 것은 금년3월초. 국립정신병원 상담역 전덕지씨(46·여)가 앞장섰다.
지난3월초 전씨는 입원환자 면회일인 매주 수요일 국립정신병원 잔디밭에 보호자들을 모아놓고 보호단체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는 격으로 보호자들은 오히려 늦은감이 있다며 적극 호응해 왔다.
협회탄생의 산파역인 전씨는 『보호자들에 대한 교육「세미나」와 농장설립 등 재활사업의 기초를 다지겠다』 고 포부를 밝혔다.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현재 우리나라의 정신질환자는 30여만명. 이들을 입원시켜 치료할 수 있는 국·공·사립병원의 수용「베드」수는 3천8백 여 개로 거의 1백 명당 1개꼴이다.
또 전국에는 76개소(78년 현재)의 각종 무허가요양소·기도원·수양원 등이 난립해 간혹 환자에 대한 「린치」·폭행·신체억압 등 비과학적 치료행위로 사회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창우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