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판단 돕는 평론, 작가와 대립관계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문학을 포함한 모든 예술작품에는 보편적인 평가기준이 없어 평론가의 작업은 몹시 어렵다. 어떤 작가는 독자의 취향이나 말초감각을 만족시키는 작품으로「베스트셀러」작가가 되는데 이런 경우 그는 작가가 아니고 매문가로 꼽아야할 것이다. 왜냐하면 작가정신을 버린 사이비작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평론가의 역할은 중요해진다. 평론가는 문학이 무엇이며 어떤 작품이 예술적인 작품인가, 그리고 어떤 작가가 가장 성실하고 진지한가를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가장 훌륭한 작품은 항상 「정열적인 소수」에 의해 그 성가가 유지되고, 이「정열적인 소수」의 유도로 보다 많은 독자가 생기게 마련이다. 따라서 이 소수를 대변해서 일반대중을 각성시키는 책임을 갖는 것이 평론, 그리고 평론가의 역할인 것이다.
가끔 저질작품을 일부 평론가들이 과대선전에 편승해「베스트셀러」의 조작을 하고 있다는 비난도 있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대중독자들은 그렇게 쉽게 오도되지는 않는다.
대중은 작품의 가치를 발굴하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독서인으로서 작품을 수용함에 있어 무엇보다도 자주적이며 유행에 좌우되거나 남의 편동에 흔들리지 않으며 스스로 선택하는 지혜를 갖고 있다. 평론은 결국 이러한 다수가 내리는 반대나 찬성. 판결에 자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대중이 보지 못하는 작품의 심중을 파헤치고 다수가 못 보는 작가의 재능을 발굴해 다수에 제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평론가는 작품을 분석하고 거기에서 미를 분석하고 그것을 설득력 있게 주장하는 자체로써 참조자의 입장에서는 것이다.
따라서 평론이라는 작업이 창작의 대립자처럼 취급되는 것은 큰 잘못이다. 평론과 창작과 수용자는 모두가 문학과 인생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 이질적일 수밖에 없는데, 다만 평론가는 그가 문학과 인생에서 터득한 바를 창작과 다른 소개 즉 사상과 이론을 가지고 삶에 대한 사랑과 스스로의 영혼을 표현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