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장애아 사랑과 이해로 보살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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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심신장애 아동들이 어둠의 그늘 속에서 사회로부터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음을 볼 때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수십만에 달하는 많은 심신장애아동들이 있지만 그들 모두에게 좋은 시설 속에서 균등한 특수교육의 기회와 자립의 터전을 줄 수 없는 실정이 매우 안타까울 뿐입니다. 가까운 일본에는 우리나라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심신장애 아동을 위한 훌륭한 시설과 국가의 강력한 뒷받침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거기다 심신장애 아동들을 위한 복지시설도 해마다 늘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 얼마나 부럽고 흐뭇한 일입니까?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빈약한 시설을 탓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예전에 비해서 심신장애 아동을 위한 복지시절이나 국가의 혜택, 사회의 관심도 많은 진전과 발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수십만이 넘는 심신장애아동 한사람 한사람에게 만족할 만한 혜택과 따뜻한 보살핌이 미치지 못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 생각됩니다.
우선 이들에게 절실한 것은 물질적인 혜택도 중요하지만 이보다는 국민의 따뜻한 사람과 이해와 관심이라 생각됩니다. 사회나 국민이 그들을 외면하고, 아무 것도 해낼 수 없는 무능력자라 손가락질한다면 아무리 훌륭하고 만족할만한 시설이 있은 들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 같은 또래의 어린이들과 밝는 태양 아래서 마음껏 배우고 마음껏 뒤놀며, 티없이 자라야 할 그들이 사회의 무관심과 냉대 속에서 무한한 가능성의 나래를 펴지 못한 채 외롭게 생활해야한다면 이는 우리 모두의 책임인 것입니다.
그들은 결코 이 사회로부터 격려되고 외면 당해선 안됩니다. 손가락질과 비웃음을 받아서도 안 됩니다. 그들도 노력만 한다면 그 어떠한 불가능도 가능으로 만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그들에게 손가락질하고 무관심하기 이전에 그러한 심신장애 아동을 둔 부모의 입장에서 그들의 아프고 쓰라린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이해하며, 사랑의 손길로써 따뜻이 감싸줄 때 그들은 꿈과 용기와 밝은 웃음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정연일 <서울행당동93의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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