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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불황·여름불황 타개에 안간힘 미국에 괴기·심령영화「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세계적인 불경기의 영향으로 미국영화계도 관객이 뚝 떨어졌다는 소식이다.4월한달간 미국내극장의 관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나줄어들어 미국의 영화산업이 얼마나 심각한가를보여주었다.
미국영화계는 이렇게 돌아선 관객을 다시 극장으로 끌어 들이기 위해이색소재의 영화들을제작,경기회복에 안간힘을쏟고 있지만 성과를 거둘는지는 아직 미지수다.올 여름들어 쏟아진영화들은 대부분이 괴기·공포·심령등을 주제로 한영화들.
한동안『묵시록』『크래이머대 크레이머』『로키Ⅱ』『속 혹성탈출』『007…』「시리즈」 등 문제및 대작들이 개봉되어한차례 흥행에 대성공들을 거두긴 했지만 영화경기의 근본적인회복책은 되질 못했다.
괴기·공포·심령영화들은 이미 10여편이 완성되어 미국전역에 걸쳐일제개봉의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들 영화의 공통적인 특징은 철저한 오락용이란 것.
영화예술이라든가 1급배우·감독이 참여한 것이아니고 처음부터 끝까지재미만을 추구하고있는것이 특징이다.
10여편가운데 한두편은이미 개봉했는데,기대이상으로 관객이 몰려들어 괴기영화「붐」에 부채질을 하고있다.「할리우드」영화평론가들은 이런 류의 영화가 새삼「펜」들에게 인기를얻는 것은이런 소재의 영화가 한동안 뜸 했었다는것과 또여름철이란 계절적인 영향도 작용하고 있는것 갈다고 분석했다.
10여편 가운데 대표적인것이『샤이닝』『산케리아』『죽음의 참극』『안개』『예기치 못한일』등이다.
『샤이닝』은 심령괴기영화.눈 덮인「로키」산악지방에 있는 한「호텔」이무대다.큰 눈으로외부와 단절된「호텔」안에서주인공이 아들과 부인을살해하려는 끔찍한 사건이 전개되는 것이다.
남자 주인공은『뻐꾸기둥지위로 날아간 새』로「아카데미」남우주연상을수상했던「잭·니컬슨」.
『뻐꾸기…』에선 정신병환자로 분했으나 이 영화에선 또다른 개성있는연기를 보여주고 있다.『산케리아』는「뉴욕」항구에서 발견된 피살경관의 사인을 규명하는 한기자의 집념을 그리고 있고『안개』는 저주의 요괴가 스며든 안개가 도시를 덮쳐 인간을 습격한다는 이색내용을 담고있다.
이들 괴기·공포·심령영화들은 한동안「붐」이일었던 우주공상과학영화와는 달리 과학적인 근거가 없고 황당무계한 것이 또한 특징이다.그런데 이 황당무계한것이 오히려 논리적이고 규격화된 미국「펜」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것이다.
이들 영화들은 일반적으로 제작비도 적게들뿐더러 짧은 시일안에 제작을 끝낼수가 있어 많은 제작자들이 제작에 큰매력을 갖고 있다.
이런 류의 영화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자 선전에도 대단한 열을 올리고 있다.워낙 비슷한소재에다가 천편일률적인「스토리」전개라 결국은선전으로 판가름 내자는속셈들이다.
『산케리아』같은 영화는시사회를 가지면서 의사의「공포건강진단서」란이색진단서를 가져야만 입장을 시킨다고 선전했고만약 관람중 사망할 경우 영화사가 장례비용과위자료는 물론1급묘지까지 마련해 준다는 요란한 선전을 벌이기도했다.
공포영화가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하자 TV에서도 뒤질세라『히치코크극장』이란「프로그램」을 마련,일련의「히치코크」작품을「시리즈」로 방영, 시청자들의 인기를 얻고있다.
미국 영화계의 이런 괴기영화「붐」에 대해 평론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타임」지의 영화담당기자「데이비드·앤슨」은 이들 영화가 일시적으로 관객을 끌어들일는지는 모르지만 긴안목에서 볼때 저질영화가 관객을 영화에서 더 떨어지게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준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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