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포식' 이용한 당뇨병 치료제 가능성 열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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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형 당뇨병 환자 10명 중 9명은 췌장에 아밀로이드가 발견된다. 아밀로이드는 물에 녹지 않는 단백질 덩어리로 세포 조직에 쌓인다. 알츠하이머병은 뇌 조직 내에 아밀로이드가 축적되면서 발병한다. 당뇨병의 발병 또한 아밀로이드와 상관성이 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지만, 이제껏 아밀로이드 축적 과정이나 제거 방법은 밝혀지지 않고 있었다.

삼성서울병원 이명식 교수팀과 울산의대 강상욱 교수는 아밀로이드 축적에 의한 2형 당뇨병의 발병을 억제하는 자가포식 기능을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자신의 몸이 스스로 세포안에 손상된 분자나 소기관 등을 먹는 것을 ‘자가포식’이라하는데, 이 과정이 잘못되거나 과하면 노화, 퇴행성 신경질환, 대사질환 등 다양한 질병이 생긴다.

연구진은 유전자를 조작해 사람과 같은 형태의 아밀로이드를 생산할 수 있게 한 쥐를 실험 대상으로 삼았다. 자가포식이 일어나지 않는 생쥐는 정상생쥐에 비해 혈중 인슐린 농도가 낮게 나타났다. 반면, 이 생쥐에 자가포식을 증진시킬 수 있는 물질(trehalose)을 투여하자 아밀로이드 축적이 줄어들면서 당뇨 증상이 호전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 췌장소도 아밀로이드 축적에 의한 당뇨병에서 자가포식의 역할 규명 모식도<미래창조과학부>

연구진은 “축적된 아밀로이드를 자가포식으로 제거하지 못하게 되면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세포가 손상된다”며 “결국 인슐린 분비가 줄어들면서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비만이나 고령, 유전적 소인으로 자가포식이 결핍되는 사람에게 당뇨병이 발병률이 높은 것도 이를 통해 해석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 교수는 "자가포식 조절제가 당뇨병 치료제로의 개발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아밀로이드 축적이 관찰되는 알츠하이머 등 퇴행성 신경질환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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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life@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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