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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여객기 사고] 강풍에 1시간 넘게 빙빙 돌다 … 비상착륙 중 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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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대만 푸싱(復興)항공 GE222편이 23일 오후 6시 45분(현지시간) 대만 서부 펑후(澎湖)섬에 비상착륙하는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승객 47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대만 연합신문망, 빈과일보 캡처]

대만 푸싱(復興)항공 GE222 추락사고는 제 10호 태풍 마트모의 영향으로 인한 악천후 때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대만 남부의 항구도시 가오슝에서 서북쪽으로 133㎞ 떨어진 펑후섬으로 매일 운항하는 이 항공편은 평소 35분이면 도착했다. 이날은 강한 바람 탓에 1시간 45분간 비행하며 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마궁(馬公)공항 근처 28m 높이에서 기수가 시시(西溪)마을로 추락하면서 민가 위에 떨어졌다. 대만 당국은 “추락과 함께 불이 나면서 인명 피해가 커졌다”며 “기체 이상 등의 가능성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대만 당국은 군인 200명, 구호차량 10대, 조명차량 2대, 소방차 2대, 중장비 4대 등을 투입해 구조작업에 나섰다. 승객 54명 가운데 서양인으로 보이는 외국인 2명이 포함됐으나 한국인으로 보이는 이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으로 이송된 12명 중 1명은 숨졌으며 2명은 위독, 9명은 의식불명 상태라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 항공기는 태풍으로 인한 기상악화로 회항하다 민가 위에 추락했다. [대만 연합신문망, 빈과일보 캡처]

펑후섬은 대만 서해의 64개 섬으로 구성된 펑후제도 중 가장 큰 섬이다. 대만의 8대 경관으로 꼽히는 명소이지만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푸싱항공은 트랜스아시아항공이라는 영어이름으로도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오전 0시 10분께 대만 타이둥(臺東)현 창빈(長濱) 해안에 상륙한 마트모는 최고 시속 155㎞의 바람과 강한 비를 뿌린 뒤 이날 오후 중국 푸젠(福建)성으로 빠져나갔다. 마트모의 영향으로 대만증시는 이날 하루 휴장했으며 관공서와 학교 등에 휴업과 휴교 조치를 내렸다. 이 태풍으로 대만 북부 지역에서 한 명이 숨지고 여러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항공기가 마트모의 여파가 가시기 전에 무리한 운항을 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항공기 ATR-72는 프랑스 항공기 제조회사인 ATR에서 제작한 단거리용 쌍발 터보프롭(프로펠러) 항공기이다. 72인승의 이 항공기는 2012년 기준 미국 아메리칸이글, 태국 방콕항공, 브라질 항공 등 전세계에서 600여대가 주로 국내선 용으로 운항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한성항공(현 티웨이항공)에서 운항한 바 있으나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다.

김창우·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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