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발목잡힌 경제성장-영 이코너미스트 지가 전망한 개도국 경제동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최근 영국의 이코너미스트지가 내놓은 80년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한국을 비롯한 비산유 개도국들은 전례없는 어려운 고비에 봉착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각국마다 예외 없이 성장률을 낮춰 잡고 석유 값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코너미스트지가 전망한 금년의 각국별 경제동향을 요약 소개한다. 【편집자주】
◇한국=79년 이후 한국경제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동안에 이룩했던 경제기적이 허물어지고 있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성장은 당분간 계속 둔화세를 면치 못할 것이며 가장 큰 고민은 성장의원동력구실을 해오던 수출이 지난해부터 물량면에서 줄고 있다는 점이다(79년3%감소).
노동집약적인 상품에서 기술 집약적인 부문으로 전환시키려는 노력과 함께 수출시장의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타이밍이 너무 좋지 않다.
세계경기의 전반적인 하강과 고조되는 보호무역주의가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한촌의 올해 예상 GNP성장률은 3∼4%선.
이미 많은 외채를 짊어지고 있는 한국경제는 앞으로의 성장지속을 위해서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대만=수출부진과 석유 인플레의 이중고 때문에 80년은 대만경제에도 가장 어려운 해가될 것 같다.
우선 원유값의 인상 때문에 공산품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위협받을 것이 예상된다.
항상 목포를 초과 달성해 왔던 수출은 둔화되는 반면 수입의 급증으로 79년에 13억4천만 달러에 이르렀던 무역 흑자가 금년에는 3천4백만 달러로 줄어들 전망이다.
또 한국과 마찬가지로 에너지와 원자재의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이에 따른 수입 인플레가 큰 걱정이다.
지난해 연전비 12·5%나 오른 소비자 물가는 올들어서도 계속 2자리 숫자의 높은 인플레가 예상되며 이에 따라 정부는 상당한 긴축정책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포르=올해 예상성장률은 6∼7%안팎. 세계경기의 침체 속에서도 다른 개도국들에 비해 가장 양호한 편이다.
1%에 불과한 인구증가율을 바탕으로 높은 수준의 1인당 소득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인플레도 지난해의 5%선을 크게 넘지 않을 것 같다.
비록 무역수지의 적자확대가 예상되지만 이는 국제금융 중심지로서의 이점에 따른 원만한 자본도입으로 메워갈 수 있다.
산업구조면에서도 아시아에서는 일본 다음으로 기술집약형으로의 전환에 성공하고 있으며 비숙련 노동자들은 스리랑카 등 다른 동남아제국으로 내보내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