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PX 통한 외래품밀수조직|13개 파 등 53명 구속|1백억원어치 빼내|68년부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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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주한미군우대의 PX물품을 대규모로 부정유출해온 밀수조직 13개파가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특수1부(윤종수부장·신건검사)는 18일 주한미군 PX의 한국인 종업원등과 짜고 68년부터 지금까지 서울·경기도일대 미군 PX에서 고급전자제품 1백억원어치를 빼돌린 밀수조직 연락총책 이박(39·서울한강로1가11의2)과「한남동욜목파」두목 홍여섭(44·서울개봉동338)·「동두천파」두목 김명희(41·서울미아동324의33) 등 13개조직 및 이들로부터 물품을 구입하여 전국적으로 팔아온 극동무선대표 김재명(44·서울북아현동1의45)·삼양전파대표 권오복(33·서울도곡동산146)등 53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관세법 위반등 혐의로 구속하고 관련자 16명을 입건하는 한편 달아난 34명을 수배했다.
검찰은 또 이들로부터 돈을 받고 물건을 빼내는 것을 도와준 미군28명의 명단을 미군당국에 통보해 조치토록하는 한편 이들이 팔다남은 「컬러·텔리비전」·「비디오·테이프·레코드」·고급 전축등 5천만원 어치의 물품과 위조된 미군물품구입승인서·미군신분중·PX출입증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검찰은 이 밀수조직을 통해 미군PX로 흘러들어간「달러」가 지난 10년동안 연간4백여만「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PX연락중책 이박은 미8군PX의 한국인종업윈을 통해 미국에서 한국내의 미군 PX에 보내오는 전자제품의 목록을 빼낸뒤 교대로 13개과의 두목들에게 그 명세.를 제공한후 각과의 두목들이 미군을 이용해 물건을 빼낼수 있도록 도와주는 댓가로 전자제품 한개애 5만원씩 「커미션」으로 받아 이가운데 3만원은 PX 한국종업윈들에게 주었다.
이박으로부터 물건이 들어왔다는 정보를 들은 각파두목들은 미군을동원, 미군 영내 「택시」인 「아리랑택시」를 이용하여 물건을 반출한후 서울 충무로소재 극동무선·삼양전파등 국내 굴지의 외국산전자제품 판매상에 PX가격의 곱절되는 값에 넘겨주었다.
이들은 또 미군들이 구입할수있는 고급전자제품의 수량이 한정되어있어 미군 한사람이 계속 물품을 살수없자 물품구입승인서·물품송장(송장)등을 위조해 이미출국한 미군이름을 빌어 이들이 물품을 구입한 것처럼 구입「카드」를 허위작성하는 수법까지 써왔다.
이들은 이같은 방법으로·미8군·동두천·의정부등지의 PX에서 1주일에 3번이상씩 고급전자제품만을 조직적으로 빼내 지난해의 경우 밝혀진 거래액만 7억원에 이르고 있으며 68년부터 지금까지 1백억원어치를 밀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수사결과 서울충무로·세운상가 일대에서 거래되는 고급전자제품의 80%이상이 이같은 방법으로 부정유출된후 PX구입가격보다 3∼4배 비싼값에 팔리고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극동무선의 경우 서울시내에 8개 비밀「아지트」까지 두고 전국판매망을통해 상류층에 직접 거래함으로써 하루 매상고가 2천만원선에 이른다는 것이다.
각파의 두목들은 PX밀수를 통해 월평균 6백여 만원의 수입을 올렸고 PX한국인 종업원들도 월급이 16만원정도이나 이들을 도와주는 대가로 매달 3백만∼4백만원을벌수있었다.
관련미군들은 21「인치」짜리 「컬러·텔리비전」1대를 빼내주고 35만원, 「비디오·테이프·레코드」는30만원, 전축은 대당 20만원씩 받았다.
검찰은 PX를 통한 대규모밀수가 관계기관의 암「달러」상에 대한 단속이 미흡했고 PX 관련 종업원들에대한 감독이 불충분한데서 가능했던 것으로 보고 관계기관에 개선책을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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