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롭기만 하다"는 담배, 소비량 갈수록 늘어 | WHO가 정한 「금연의 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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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유엔」세계보건기구(WHO)는 금년을 「금연의 해」로 정하고 전세계를 통해 대내적인 담배 안 피우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우리 나라도 3월부터 고속「버스」등에 따로 「흡연석」을 마련, 뒤늦게나마 비흡연자들의 「깨끗한 공기를 마실 권리」를 보호할 방침이다.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부인하거나 모르는 사람은 없는데도 흡연 인구가 줄기는커녕 늘어만 간다는데 문제가 있다.
「완만한 자살약」으로 불리는 담배의 국내소비 추세를 보면 70년에 4백40억, 76년에 6백40억, 79년에 6백64억개비로 연 증가율이 5∼6%에 이르러 인구증가율을 2배 이상이나 앞지르고 있다.
흡연 인구도 1천만명으로 4명중 1명 이상이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여성흡연자가 약 1백만이고 흡연 연령도 점차 낮아지는 것으로 추계됐다.
담배가 인체에 해를 주는 것은 담배 속에 들어있는 유해「가스」와 「타르」·「니코틴」 등이 우리 몸 속에 들어오기 때문.
유해 「가스」는 일산화탄소가 대표적이다. 「타르」에는 수백 종의 화학물질이 들어있는데 그중 일부 성분은 발암물질로 판명되었다.
「니코틴」은 한때 농약으로 썼을 정도로 그 독성이 강하다. 시판되는 담배 1개비에는 0.38∼1.6%의 「니코틴」이 들어있는데 계속해서 담배를 피울 경우 이중 90%가 체내에 축적되어 피해를 주게 된다.
흡연으로 인한 질병은 암이 가장 무서우며 심폐기관의 질병도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담배와 직결되는 암은 폐암으로 하루 1갑 이상의 담배를 15년간 피운 사람은 전혀 피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 폐암에 걸릴 위험이 6배, 하루 2갑 이상 피우는 사람은 무려 16배의 위험을 안고 있다.
담배는 그밖에 구강암·후두암·췌장암·간암·위암·백혈병 등의 발생에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담배는 또 심혈관병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담배 속의 「니코틴」은 동맥경화를 촉진시키는 한편 혈압 상승작용을 해 뇌졸중을 일으키게 하며 심근경색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편 「타르」속의 화학물질인 「페놀」은 호흡기관의 방어작용을 저지시키거나 폐조직을 파괴시켜 만성기관지염이나 폐기종을 일으킨다.
특히 임산부가 담배를 피우면 사산이나 조산의 위험성이 높고 출생아의 체중도 가벼워진다.
이런 유해한 담배는 피우는 사람만이 아니라 주위의 사람까지 피해를 주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미 「하버드」대 의대 조사에 따르면 양친이 모두 담배를 피우는 가정의 어린이는 안 피우는 가정의 어린이보다 폐 기능이 훨씬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담배연기의 피해범위가 넓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윤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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