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교복자율화 반대가 더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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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중·고교학생들의 교복을 자율화시키겠다는 문교부의 방침에대해 찬성과 반대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문교부는 지난주 오는 신학기부터 중·고교생들의 교복을 학교특성에 따라 자율화시킬 계획이라고 밝히고 아직 세부방침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교복자율화방침을 반대하는 측은 ▲국민소득이 선진공업국 수준에 이르지 못한데다 급격한 산업화과정에서 빈부의 격자가 심한 실정이어서 교복자유화로 학생들간에 위화감을 조장할 우려가 있고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게 된다는 등의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주부「클럽」연합회 김천주사무처장은 『우리사회에는 아직도 옷으로 자신을 과시하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기때문에 교복을 없애고 마음대로 입게한다면 빈부의 차를 그대로 드러나게 한다』고 지적하고 특히 경제전망이 어두운 이때에 교복제도를 바꾸는것은 학부모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가 된다고 말했다. 교복을 완전히 없애지않고 학교단위로 「스타일」을 바꿔 교복을 제정할경우라도 생산단가가 크게늘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 기성복으로 생산되는 중학생 교복 1벌값이 8천5백∼1만원이지만 다양화시책에 따라 마춤복형대로 바뀔 경우에는 최소한 교복 l벌에 2만∼2만5천원으로 값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더구나 평준화이후 학군제가 되어 이사를 할 경우 또다른 교복을 마춰야 하는 2중 부담을 지게된다.
서용택 인창고교 교장은 교복자율화 문제는 금년 한햇동안 충분히 연구해서 바꾸어도 늦지 않다고 전제, 급격한 제도 변경은 본래의 뜻을 뒤집게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아직은 우리처지가 교복을 전면 폐지할 단계는 아니라고했다.
서교장은 문교부가 당장 교복자율화내지 자유화방침을 정하더라도 여러가지 현실을 감안해 자신은 당분간 교복을 그대로 학생들에게 입도록 권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와같은 반대의견에 대해 찬성의견은 중학생들에게 제복을 입혀 일률적으로 묶는다는것은 자라는 세대의 정서성장에 나쁜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이다.
윤석중씨(아동문학가)는 교복이나 머리모양을 강요하는것은 좋지않다고 말하고 개성과 교풍을 살리는 방향에서 자율화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윤씨는 일부에서 교복이 자율화되면 사치풍조가 만연된다며 반대하지만 그렇게 부정적으로 걱정할 것이 아니라 수수하게 차리기 경쟁같은 것이 생기면 근검절약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한편 관련업계에서는 지난해 10월께부터 대량제조한 교복이 한꺼번에 폐품화될경우를 걱정하면서 생산작업을 중단해 불황을 겪고 있다.
▲문교부관계자의말=교복문제는 현재 실무진에서 검토가 진행중이나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확정되지않았다.
신학기 이전에 매듭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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