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경기장, 전북 컨벤션센터로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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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진 지사는 농업·관광·탄소를 전북 발전의 3대 전략산업으로 내세웠다. [사진 전북도]

송하진(62) 전북도지사는 이달 초 첫 인사로 이형규(60) 정무부지사를 지명했다. 처음엔 "의외의 인사”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 부지사가 과거 송 지사의 상사인데다 선거캠프 출신도 아니기 때문이다.

둘은 10년 전 전북도청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당시 송지사는 기획관리실장(2급)이고, 이 부지사는 행정부지사(1급)였다. 이 부지사가 방폐장·새만금개발·태권도공원 등 굵직한 현안을 챙길 때, 송 지사는 그 밑에서 내부 살림을 맡았다.

 15일 전북도청에서 만난 송 지사는 “이 부지사는 ‘내가 왕년에 누군데…’라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아니다. 정말 본 받을 게 많고, 오래 같이 일하고 싶은 분이더라”는 말로 존경심을 표시했다. 이같은 사연이 알려지면서 “적재적소의 인사”“송 지사는 어떤 인물이 무슨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손바닥처럼 파악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 나왔다.

 -본가에 돌아 온 기분일 것 같은데.

 “전북도청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기획관·경제통상국장·기획관리실장까지 20년을 근무했다. 업무도 마찬가지고 직원 중 아는 얼굴이 많아 낯설지 않다. 다만 공무원들이 좀 수동적인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오랫동안 한 사람 밑에서 지시를 받다보니 그런 것 같다. 지금은 권위주의 시대가 아니다. 자신이 맡은 업무는 뭐든 찾아내 자발적으로 일해야 한다. 자유롭게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이끌겠다. 전주시장 시절 전개한 ‘배우고 익히자’는 학이시습(學而時習) 운동을 도청에서도 펼치겠다.”

 -전북이 안고 있는 시급한 고민은 .

 “사회간접자본(SOC)이 뒤져 있다. 공항·호텔 등 변변한 컨벤션 시설을 갖추지 못했다. 수학여행단이 한꺼번에 500명, 1000명 만 찾아와도 잘 곳이 없다. 전주종합경기장을 컨벤션센터로 개발하는게 필요하다. 전주시와 일부 이견이 있지만, 머리를 맞대면 공통 분모가 나올 것으로 본다. 특히 공항 건설은 어떻게 든 진행할 생각이다. 임기 중 기공식 첫삽이라도 꼭 뜨고 싶다. 새만금을 살리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독자적인 경제권역 얘기를 하는 데 공항 없이는 불가능하다.”

 -공약 중 가장 중요한 핵심은.

 “농업·관광·탄소가 세축이다. 농업 분야는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다. 전북도를 ‘한국 속의 한국’으로 만들려면 농도의 색깔을 입히는 게 필요하다. 사람 찾는 농촌, 제값 받는 농업, 보람 찾는 농민을 만들어야 한다. 도시민이 제발로 찾아 오는 농촌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 서울사무소에 귀농귀촌 담당자를 두고, 1년간 체험하는 귀농귀촌 시범사업도 실시하겠다. ”

 -관광·탄소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농촌 관광은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다. 시골집에서 보리밥 해먹고, 고구마 캐고, 정자에서 잠자는 체험 프로그램을 활성화 하겠다. 카드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토탈 관광 시스템을 만들겠다. 전통문화와 생태를 결합하고, 지역별 관광자원을 하나로 묶는 서비스도 구축할 계획이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탄소 산업이 핵심이다. 자동차·비행기 등 활용범위가 무궁무진한 탄소를 전북의 상징 산업으로 키워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

 -어떤 지사로 남고 싶은가.

 “전북 발전의 확실한 기틀을 다졌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200만 출향민들이 어디서든 전북 출신이라고 거림낌없이 말할 수 있는 자랑스러운 고향을 만드는데 혼신의 힘을 쏟겠다. 역사적으로 존경받는 전북인들의 모습을 부각시키고, 후손들이 활짝 기개를 펼치는 시대를 열겠다.”

권철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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