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불정식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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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마음놓고 음식을 사먹을 수는 없을까요』 『학교 급식빵도 못믿으면 뭘 먹어야 하나요.』
급식빵을 먹고 숨진 국민학교 어린이의 교내 추도식에서 급우들이 어른들에게 울부짖은 말이다.
서울시내 53개 국민학교 어린이 7천8백62명이 77년9월16일 학교급식 「슈크림」빵을 먹고 집단식중독을 일으켰다. 삼양국민학교 3학년 정계훈군(10)은 이빵을 먹고 숨졌다.
이 빵은 한국식품공업주식회사(사장 정세학·59·인천시효성동535의2)가 서울시교위와 계약해 제조·공급한 것이었다.
한국식품은 곰보빵·「슈크림」빵등 8만2천개를 만들어 1백73개교에 공급했는데 「슈크림」 빵을 먹은 53개교 어린이들이 집단식중독을 일으켰다.
이 빵을 먹고 1천1백10명이 입원해야 했으며 4천5백62명이 약방, 2천2백명이 집에서 각각치료를 받았다.
학교에서 무상으로 공급하는것도 아닌 1인당 1천2백∼1천6백원씩(월별) 주고 산 빵을 먹고 변을 당한 것이다.
문교부는 소잃고 외양간고치는격으로 뒤늦게 외부공급급식을 폐지하고 희망학교에 한해 자체조리시설에 의한 급식만 하도록 했다.
서울시내에는 현재 29개교가 자체조리시설(시교위보존을 갖추고 영양사의 감독아래 급식하고있다.
70년대 대표적인 불량식품 사고인 급식빵 식중독을 비롯해 번데기 중독사, 「케이크」에 유해깔판지사용, 라면에 구더기등 굵직굵직한 식중독사고가 잇달았었다. 불량고춧가루·참기름등 불량식품은 이루 헤아릴수가 없을정도였다.
77년의 경우 식중독은 6천7백명, 78년 1천3백명이었다. 전체가공식품에 대한 불량식품비율은 76년 8·2%에서 78년4·9%로 다소 줄고는 있다.
보사부는 76년7월 보사·내무·법무부등 7개부처 합동으로 유해식품특별단속대책본부를 만들어 단속을 펴 79년에야 겨우 유해식품분류를 끝냈다.
빙과류·어육연제품(생선묵)·절임식품(젓갈) 등 16개 문제식품과 2천7백97개소의 문제제조업소를 가려냈다.
모두 뒤늦은 당국의 대책들이었다.
『부정식품에 대한 당국의 끊임없는 단속, 식품에 대한 국민의 의식계몽및 식품관계 종사자에 대한 교육강화등 3위일체가 이뤄져야만 부정식품이 근절될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석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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