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은 늘고…실속은 없고…증시납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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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증권시장이 24일 하오 2시를 기해 대납회를 갖고 79년 거래를 마감했다.
납회 일인 24일 증시는 종합주가지수 1백61.1(75년 1월4일=100)을 기록, 년 초의 1백89.0보다 15%가 하락한 시세를 보임으로써 올해의 증시침체를 그대로 실감케 했다.
「오일·쇼크」, 금융긴축·경기위축, 「이란」사태, 10·26사건 등 올 증시는 1년 내내 주가를 내리게 하는 일들이 많았다.
올해 증시는 지난 4월17일 대륙붕 시추와 금융단 등 기관투자자의 사들이기 작전으로 주가가 한 때 올라 4월 17일 종합주가지수 1백90.5 「포인트」로 최고시세를 기록했고 7월13일에는 국내 유가의 59%인상에 자극 받아 최하인 1백48.6「포인트」까지 떨어 졌다.
24일 시세로 연초 주가수준을 넘어선 업종은 광업·석유·종이·화학·금융 등 8개 업종뿐이며 그 밖에 건설·자동차·음식료 등 17개업 종은 주가가 년 초보다 크게 떨어졌다.
24일 현재 액면가를 밑도는 회사는 모두 1백41개 사로 총 상장의 40%나 된다.
액면가를 밑도는 종목을 업종별로 보면 무역업 22개 사, 건설 21개 사, 섬유·의류 17개 사, 금융 14개 사, 조립금속 13개 사, 제지 9개 사 등이다.
○…올해 증시를 통한 자금 조달실적은 주식모집과 유가증자 92건에 1천9백60억 원(목표대비 56%) 회사채 3백76건에 6천2백26억 원("1백77.9%) 모두 4백73건에 8천1백86억 원(목표의 1백63.9%)에 달했다. 회사채 발행이 기업 자금조달에 굵은 「파이프」역할을 한 셈이다.
올해 말 증시의 상장회사 수는 3백55개 사로 78년 말에 비해 오히려 1개 사가 줄어들었다. 이는 「문화-경향」·극동 「필트론」등 6개 사가 상장 폐지된 대신 해태유업·삼성전자부품·한국전자 등 5개 사가 새로 상장됐기 때문이다.
긴축과 경기부진으로 상장사의 재무구조가 악화, 지난 2월15일 초석건설이 1억5천만 원의 부도를 낸 것을 비롯해 총 12개 사가 부도를 냈다. 올해 증시의 상장자본금은 2조1천9백99억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25%가 늘어났고 상장주식수도 35억 주로 지난해에 비해 18.2%가 늘어나 증시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자본시장의 규모는 양적으로 커졌다.
하루평균 거래량은 상반기까지는 3백만∼4백만 주에 불과했으나 하반기 들어 5백만∼6백만 주로 늘어나 저주가속에서 거래는 활발한 양상을 나타냈다. 특히 9월4일에는 하루거래량이 1천9백50만주에 이르러 증시사상 최고의 거래량을 기록하는 이변을 낳기도 했다.
올해 증시의 거래량은 총 15억6천만 주로 하루평균 5백38만주가 거래돼 지난해의 4백67만주 보다 15.2%가 늘어났다.
이 같은 증시의 양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질적인 성장은 극히 부진, 사소한 「루머」에도 장세가 크게 움직이는 「양철시장」의 신세를 면하지 못했고 증시인구의 감소 등 주식 대중화는 한발 뒤 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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