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에 피묻은 줄도 모르고 다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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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박대통령 시해사건 4회 공판이 열린 11일 상오 육본 보동군법회의 대법정에는 박흥주 피고인의 부인 등 가족20여명이 나와 자리를 지켰고 박선호 피고인 등 6명이 푸른 수의를 입고 상오9시42분 정병들의 호송을 받고 입정했으며 박흥주·김계원·김재규 피고인 등의 순서로 입정했다.
김계원 피고인은 지금까지 긴장된 자세와는 달리 정병이 포승을 풀자 안경을 벗어 닦고 손으로 머리를 뒤로 쓸어 넘기기도 했다.
김재규 피고인도 좌우를 둘러보고 가족들에게 눈인사를 했으며 나머지 피고인들도 법정에 자구 나와 익숙해진 듯 가족들은 돌아보며 웃음을 띠기도 했다.
그러나 군복을 입은 박흥주 피고인은 두 손을 무릎에 놓고 고개를 숙여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김재규 피고인의 여동생 김재선씨(45)는 『전날 김계원 피고인이 말한 오빠의 성격에 대한 진술이 대체로 맞고 김피고인이 마산에서 오빠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구해준 사실도 맞다』고 했다.
박흥주 피고인의 부인 김묘춘씨(38)는 『남편이 책을 많이 읽고 결혼 10년에 부부싸움이 없었으며 자녀들에게도 인자한 아빠였다』고 말하고 『그 상황에서 남편은 그럴 수밖에 없었지 않느냐』고 울먹였다.
박선호 피고인의 처남 변영근씨(47)는 충격 때문에 가족들은 나오지 않고 집에서 기도만 하고 있다며 「자신이 알아서 한 것이니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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