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큰손 "집값 바닥 근접, 규제완화 시 하반기 오를 것"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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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스랜드 취재팀기자] 서울 강남 지역에 사는 고액 자산가 10명 중 6명이 지금의 부동산 경기가 바닥에 접근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정부가 과감히 규제를 완화하면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집값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조선일보가 14일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신한은행이 최근 서울 강남에 사는 현금 자산 5억원 이상 보유 신한은행 고객 124명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그에 따르면 응답자의 60% 이상이 '집값이 바닥권에 진입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이전에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 큰손들은 주택 시장이 조만간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주택 가격이 '바닥에 근접했다'(28%), '반등세를 보일 것'(34%)이라는 답변이 전체의 60%를 넘었다. 반면 '집값이 더 내릴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4%에 그쳤다.

"집값 반등은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집값 반등 시기에 대해서는 '올해 하반기'(34%)와 '내년 상반기'(42%)가 대다수였다. '2016년 이후 상승'(8.2%)하거나 '계속 하락할 것'(9.8%)이라는 의견은 5명 중 1명을 밑돌았다.

서울 강남 자산가들의 부동산 투자 전망 조사 결과 그래프 이들이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주된 이유는 정부가 LTV(담보대출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완화로 부동산 경기 회복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남희용 주택산업연구원장은 "전세금이 집값의 70%에 근접하면 세입자들이 내 집 마련에 나설 것"이라며 "강남 재건축 단지가 사업에 속도를 내고 정부가 추가 금리 인하를 검토하는 것도 투자 심리를 되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주택 경기가 회복되려면 'LTV·DTI 규제 완화'(41%), '종부세·양도세 중과(重課) 폐지'(26%)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 상가와 재건축 아파트가 투자 대상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의류 판매업을 하는 주모(56)씨는 지난달 정기예금 5억원에 대출금 2억원을 보태 양재역 인근에 있는 작은 상가(전용면적 33㎡)를 장만했다. 이 상가에서 매월 받게 될 임대료는 350만원. 주씨는 "대출 이자를 감안해도 정기예금 이자(연 2.7%)보다 수익이 두 배 정도 높다"고 말했다.

강남 자산가들은 '서울 강남3구'(71%)에 있는 '상가'(45.2%)를 투자 1순위로 꼽았다. 전통적 투자 선호 지역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는 최근 2~3년간 가격이 크게 내린 데다 잠재 수요가 풍부하다. 상가는 안정적인 임대 수익과 자산가치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이 예상된다. 고준석 신한은행 청담역지점장은 "최근 수년간 아파트에 투자했다가 가격 하락을 겪은 투자자들이 상가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다음 유망 투자 대상은 재건축 아파트(24.2%)와 지방의 신규 분양 아파트(10.5%)가 꼽혔다.

권일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올 들어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한 전국의 아파트 28개 단지 중 26곳이 지방이었다"며 "분양가상한제·초과이익환수제 같은 핵심 규제가 풀리면 재건축 아파트 값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택 임대사업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정부의 임대소득 과세 기준 완화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응답자들은 '규제가 풀리면 투자하겠다'(31.5%), '투자할 생각이 없다'(6.5%)고 답했다. '당장 투자하겠다'는 투자자는 10명 중 1명 정도였다. 설문에 참여한 김모(42)씨는 "최근 아파트 전·월세금이 워낙 많이 올라 추가 상승 여력이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반 직장인들의 경우 은퇴 후 생활 대비 차원에서 소형 주택·상가 투자를 적극 고려해 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고준석 지점장은 "강남 재건축 단지나 상가보다 수도권 외곽의 소형 주택·상가에서 더 높은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다만 향후 임대료와 자산가치 등 투자 수익률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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