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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젖히니 엄청 아프다? 퇴행성 척추후관절증 의심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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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63)씨는 늘 허리가 불편하다. 허리 벨트 주변부터 엉덩이까지 늘 뻐근하고 아프다. 최근에는 점점 허리가 구부러져 걷기가 힘들고, 딱딱한 의자에 앉으면 통증이 생겨 서 있어야 했다. 김씨는 병원에서 X선 촬영을 한 결과 허리뼈가 서로 주저앉아 있었다. MRI(자기공명영상장치)를 찍고서 ‘퇴행성 척추후관절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고주파 치료 후 점차 허리 통증도 없어졌고 굽었던 허리도 펴졌다.

 우리 몸은 40세가 넘어가면 퇴행성 변화가 오기 시작한다. 척추 부위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척추 디스크 내 수분 함량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보통 80% 이상인 수분 함량이 60% 이하로 떨어지면 디스크의 탄성이 떨어지게 된다. 탄성이 떨어진 디스크로 몸을 움직이거나, 장시간 앉아 있는 등 디스크 내 하중이 증가하게 되면 디스크 내부의 미세한 균열이 일어난다. 이 균열이 지속되면 디스크가 닳아 뼈와 뼈가 붙어 닿는다. 이를 ‘퇴행성 척추후관절증’이라고 한다.

 척추후관절은 척추뼈와 뼈를 잇는 척추 관절인데, 이 부위가 서로 닿으면 관절 막이 손상돼 만성적인 허리 통증을 일으키게 된다. 척추후관절증은 척추관 협착증이나 척추 디스크와 비슷해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다.

 주 증상은 허리 통증이지만, 다리가 저리기거나 땅기기도 한다. 단, 다리 통증은 무릎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는다. 척추후관절증은 장시간 의자에 앉아 일을 할 때, 기지개를 켜듯이 허리를 젖힐 때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경추 부위 후관절증은 심한 두통을 유발시키는 경우도 흔하다. 허리를 구부리면 편하고 허리를 젖힐 때 통증이 증가하기 때문에 허리를 구부리고 다니는 특징이 있다.

 척추후관절증은 허리 통증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빈도가 높다. 그러나 수술이 필요한 질환은 아니다. 치료는 의외로 간단하다. 초기에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한다. 최근에는 체외충격파를 통증 부위에 가해 통증을 없앤다. 충격파로 혈관의 재형성을 돕고, 주위의 조직과 뼈의 치유 과정을 자극해 재활성화하는 방식이다.

 만성일 경우 신경차단술과 고주파신경성형술로 치료한다. 신경차단술은 신경의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초기인 경우에는 염증을 제거하는 약을 투여하지만 증상이 심하고 약물 투여로 효과가 없으면 직접 신경 부위의 염증을 제거하고 부기를 빼주는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한다. 당일 시술과 퇴원이 가능하다.

 고주파신경성형술은 특수 주삿바늘을 디스크의 병든 부위에 집어넣은 후 고주파 열을 가해 디스크 속의 압력을 낮추고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만 선택적으로 파괴한다. 부분마취 후 15분 정도면 시술이 끝나 환자에게 부담이 적다.

신규철 정형외과전문의(제일정형외과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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