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통령권한대행 특별담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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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친애하는 국민여러분!
본인은 대통령권한대행으로서 지금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내외정세를 개관하고 당면한 국정의 기본방향에 관하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동「아시아」각국은 지난 10월26일 발생한 박대통령각하 시해사건이후 한국정세의 추이에 따라서는 동「아시아」지역 전체의 평화와 안정이 깨질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미국을 비룻한 우방들은 이같은 사태의 미연방지를 위하여 한국의 안전보장을 확고히 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읍니다.
한편 우리 사회내부에 혼란과 분열이 조성될 경우 이를 재침의 기회로 삼으려는 북한공산주의자들의 대남적화전략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근자에 와서 그들은 오히려 우리 내부의 혼란을 야기할 목적으로 우리에 대한 중상모략과 선동을 격화하고 있읍니다.
또한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세계적 경제불황과 석유를 포함한 문제는 우리 국내경제에도 무거운 짐이 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는 문자 그대로 비상한 시국에 처해 있읍니다. 그런 가운데 세계의 여러나라들은 우리가 현재의 이 난국을 극복할 수 있는 국민적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하여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우리의 일거일동을 주시하고 있읍니다.
국민여러분!
본인은 지금 우리 국민들이 한결같이 바라고있는 것은 국가의 안전을 유지하고 안정과 질서속에 발전을 지속해 나가는 것이라고 믿고 있읍니다.
따라서 본인은 우선 국가보위에 만전을 기하면서 민생및 사회의 안정에 최선을 다할것을 다짐하는 바입니다.
국방태세를 공고히 하여 전쟁재발을 방지하고 치안을 확보하여 모든국민들이 안심하고 자기 직분에 충실할 수 있도록 최대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읍니다.
대외정책에 있어서는 우방들과의 기존 우호협력관계를 심화해 나가겠으며 우리와 이념과 체제를 달리하는 국가들에 대하여도 상호주의원칙하에 문호개방 경책을 추구해 나갈것입니다.
그리고 민생에 불안이 없도록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제반 경제시책을 계속 추진해 나갈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사회혼란이 일어날 경우 이는 북한공산주의자들의 재침을 자초하게 될지도 모른다는것을 각별히 명심하시고 매사에 상호자제있으시기를 간곡히 당부해 마지않습니다.
한편 우리나라는 지난날 온갖 시련을 극복하면서 국력배양에 힘써온 결과, 경제·사회면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룩한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지금 우리는 이러한 경제·사회적 성장에 상응하여 정치적 발전도 도모해 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우리 국민 대다수가 원하고 있는 바라고 본인은 알고 있읍니다.
이렇게 볼 때 지금이야말로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운 시점이라 하지 않을수 없읍니다.
우리나라는 모든 면에서 안정과 발전을 지속할 수 있느냐 아니면 혼란과 퇴보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마느냐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것 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순시라도 헌정과 국법질서가 문란해지는 일이 없도록해야 하겠으며, 안정을 해치지 않고 정치적 발전을 이룩할 수 있도륵 현명하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본인은 강조하는 바입니다.
이러한 국가적 관점에서 볼때 헌법문제를 포함한 정치적 발전문제는 신중하고도 진지한 연구와 검토를 거쳐 합헌적 절차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다루어져야만 된다는 지극히 당연한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따라서 본인은 대통령권한대행으로서 헌법에 규정된 시일내에 국법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대통령선거를 실시하여 새로 선출되는 대통령에게 정부를 이양한다는 것을 정부방침으로 확정하였으며 이를 국민 여러분에게 알리는 바입니다.
그리고 이 기회를 빌어 헌법문제에 관한 본인의 의견을 개진한다면, 새로 선출되는 대통령은 현행헌법에 규정된 잔여임기를 채우지 않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빠른 기간내에 각계각층의 의견을 광범하게 들어서 헌법을 개정하고, 그 헌법에 따라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것이 안정을 바라는 국민의 염원에 부응하면서 헌정질서를 유지하는 가운데 이 나라 민주주의를 착실하게 발전시켜 나가는 가장 슬기로운 길이며 또한 순리라고 믿습니다.
친애하는 국민여러분!
우리 다같이 평화와 안정과 발전을 바라는 충정으로 헌정중단이라는 불행을 방지하고 상호신뢰와 자제화합으로 이 난국을 극복해 나아갑시다.
국민 여러분의 애국심에 다시한번 간곡히 호소하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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