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 바람」올해에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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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내 최대의 바둑 「타이틀」전 「왕위전」(중앙일보·동양방송 주최)의 금년도 제14기 도전 5번 승부에서 조훈현 왕위가 도전자 하찬석 6단에게 2연승, 「타이틀」방어에 한 걸음 다가섰다.
이로써 조 왕위는 남은 3국 중 1국만 이기면 금년도 「타이틀」을 방어하게 되는데 조 왕위의 연승으로 기계에선 금년에도 「조훈현 바람」이 계속되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다.
조 왕위는 현재 국내의 9개 바둑「타이틀」가운데 6개(왕위·국수·패왕·국기·최고위·최강자)를 몰아 쥐고 있을 뿐 아니라 1개(기왕)의 「타이틀」에 도전자결정국을 갖고있어 「조훈현 바람」이란 표현이 과장된 것만은 아니다. 조 왕위는 금년 전적이 34전27승7패로 어느 때보다 두드러진 편이며 이미 「최고위전」(부산일보주최)에서 3승1패로 도전자 서봉수 6단을 물리쳐 최고위를 방어했으며 「국수전」(동아일보주최)에서도 도전자 하6단을 2연승으로 유리한 입장에 놓여있다.
11기(76년)와 13기(78년)에 이미 두 차례 왕위를 방어한 적이 있는 조 왕위는 2국을 끝낸 후 『지켜야한다는 마음가짐과 또 상대(하6단)가 끈기와 힘이 좋은 훌륭한 기사라 이겼다고 해서 이긴 것 같지가 않아요』라고 말했다.
이 같은 조 왕위의 심리적 부담은 당연할 것이란 것이 또 기계의 중평이다. 그것은 도전자 하6단이 그렇게 쉽게 무릎을 꿇을 만만한 기사는 아니란 뜻이다.
하6단이 서봉수6단을 물리치고 도전자가 되었을 때 주위에선 『조 왕위독주에 「브레이크」를 걸만한 유일한 인물』이란 얘기와 함께 하6단도 『이번엔 꼭 왕위를 되찾겠다』는 단단한 각오를 보인바 있다(하6단은 73년 제8기 왕위였다).
아무튼 오는 18일 「왕위전」제3국을 남겨놓고 있는데 조 왕위가 3연승으로 왕위를 고수하느냐, 아니면 하6단이 기사회생 조 왕위독주에 「브레이크」를 거느냐에 기계는 물론, 바둑「팬」들의 관심은 높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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