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빛나기 시작한 에너지 솔루션 사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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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LG가 차세대 성장엔진인 에너지 솔루션에 그룹의 역량을 모으고 있다. LG전자와 LG화학·LG유플러스·LG CNS 등 계열사의 관련 제품과 기술을 결집해 ‘태양광발전 등 에너지 생산에서부터 배터리로 대표되는 저장과 효율적 사용’을 모두 아우르는 에너지 솔루션 부문을 세계 정상권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구본무 LG 회장은 올 1월 신년사에서 “신사업들은 일등을 하겠다는 목표로 철저하고 용기 있게 키워나가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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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처음으로 열린 ‘LG 그린경영포럼’은 그룹의 이같은 방향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포럼에는 손양훈 에너지경제연구원장과 서울대 문승일 교수(전기공학), 김응상 한국전기연구원 센터장 등 전문가들이 나와 강연하고 LG그룹의 담당 임원 및 실무자들과 토론했다.

 LG그룹 관계자는 “LG가 에너지 솔루션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광폭 행보의 첫걸음을 보인 자리”라며 “그린포럼을 지속적으로 열어 그린경영과 관련한 사회 전문가들과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소통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그룹은 올해부터 에너지 솔루션 관련 최신 기술을 그룹 계열사 사업장에 우선 적용하고 있다. ‘집 안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시장으로 진출한다는 소위 ‘돌다리 두드리기’전략이다. LG화학의 경우 이달 중으로 전북 익산과 충북 오창 사업장에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본격 가동한다. 익산 사업장에 구축된 ESS는 공장에 적용되는 단일 설비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23MWh급이다. LG화학은 7MWh급인 오창사업장을 합쳐 총 30MWh의 대규모 ESS를 운용하게 된다. 30MWh는 4인 가구 기준으로 2500세대가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LG화학은 이번 ESS 구축으로 심야의 값싼 전기를 사용해 충전했다가 낮 시간대에 충전한 전기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연간 약 13억 원의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대형 배터리분야 세계 1위 업체인 LG화학은 이번 대규모 ESS 운용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서 주도권을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LG CNS는 최근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 파주와 구미 사업장의 모든 형광등을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바꾸고, 동시에 조명 제어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조명 솔루션을 구축 중이다. 공사가 완료되면 연간 약 68억 원의 전기료 절감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네비건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LED조명 시장은 136억 달러이며, 연평균 약 45%씩 성장해 2020년이면 18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지난달 청주 사업장에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적용해 에너지 효율을 끌어올렸다. BEMS란 건물 내 조명이나 냉·난방설비에 센서와 계측장비를 설치하고, 이를 통신망으로 연계해 실시간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자동제어하는 시스템이다. BEMS시장은 매년 14%씩 성장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LG그룹은 올 2월에 전국 19개 사업장 지붕에 총 19MW급의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LG그룹 관계자는 “계열사들이 에너지의 생산에서부터 저장-효율적 사용에 이르는 에너지 생태계를 직접 꾸려나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LG그룹은 2012년 10월 시장선도 추진계획을 마련하고 내부적으로 에너지 솔루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와 모터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 자동차부품, 수처리 등 리빙·에코분야를 그룹의 3대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꼽아왔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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