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수사에 오른 과열스카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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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쌍벽을 이루는 부산의 두명문 부산고와 경남고가 「에이스」급 야구선수를 둘러싸고 동창끼리 벌인 「스카우트」경쟁이 과열돼 검찰에까지 비화, 수사를 받게 됐다.
사건의 발단은 부산고교와 한울타리안에서 자매학교처럼 지내고 있는 초량중학교(전부산중) 야구선수5명이 지난 9월9일 경남고교로 진학키로 결정한데서 비롯됐다.
야구명문인 두 학교는 부산고가 초량중, 경남고가 토성중을 자매학교처럼 관계를 맺고 해마다 두 고교동창회에서 야구육성기금을 해당 중학교에 지원해 왔으며 상대중학의 선수를 「스카우트」하지 않기로 한 것이 관례처럼 돼있다고 부산고동문회측이 밝혔다.
부산고동문회는 초량중의 내년졸업생 9명 가운데 「에이스」급 5명이 「라이벌」인 경남고교에 진학하겠다고 학교에 추천을 희망하고 나서자 자체조사를 해본 결과 금품거래가 있은 부정「스카우트」였음을 밝혀냈다고 주장, 각계에 진정서를 냈다.
그러나 이에대해 경남고교동문회부회장 김근준씨(51·경남학원원장)는 『전혀 사실무근이며 선의의「라이벌」로 「스카우트」 했을뿐』이라고 주장, 금전 거래설을 완강히 부인하고있다.
경남고 이형감독(39)은 오해를 하고있는것 같다며 초량중 선수에게 금품을 준것은 「스카우트」가 목적이 아니라고 했다. 이감독은 또 부산시내에 야구연습장이 없어 초량중운동장을 이용한 우리가 구장사용사례로 초량중선수에게 불고기를 사주고 목욕을 시켜주는등 야구인으로서의 정을 베풀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맞서 부산고교 동문회 사무총장 김기환씨(43)는 선수 4명으로 부터는 돈을 받았다는 내용의 자인서를 받아놓았다고 주장, 팽팽히 맞서고있다.
이같은 진정에 따라 부산지검 제갈강우검사가 10일 수사에 나서 금품거래여부를 캐고 있다.
부산고와 경남고는 무시험진학이전에는 학업으로 경쟁하던 명문고였고 요즘은 야구로 맞서고 있는 숙명의 「라이벌」관계에 있다.
연세대 「에이스」 최동원선수가 경남고 출신이고 고려대 양상문투수가 부산고출신이다.
말썽을 빚은 김감독은 74년11월 초량중감독으로와 부산중·고동문회로부터 급료조로 월7만원씩과 연간「보너스」조로 60만원씩 보조금을 받아오다 사건이 생긴뒤 지난9월20일 사표를 냈다. <부산=손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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