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경감과 범인 박은 두 번째 인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희대의 흉악범 박철웅을 검거한 서울시경 강 력「팀」의 강찬기 경감(54)은 34년 동안 강력 사건만을 전담해 온「베테랑」.
공교롭게도 박은 76년 6월 강 경감이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재직당시 그의 손에 의해 공갈 등 혐의로 구속된 적이 있어 이번이 두 번 째로 대면한 기연. 당시 교통사고를 당해 침을 맞던 박은 의사가 무면허임을 알고「시경 강력계 형사」를 사칭, 70만원을 뜯어내 2년6월의 형을 받았었다.
강 경감은 중부서 형사계장으로 있으면서 호적이 없는 재건대원 30여명에게 호적을 만들어 주는 등 남이 알아주지 않는 선행을 많이 했으나 요령을 피울 줄 모르며 진급은 비교적 늦은 편.
강 경감을 보좌해 수훈을 세운 전사근 경감(44)은 67년 영등포상업은행「갱」사건, 68년 정인숙 사건 등 굵직한 사건의 현장을 감식해 범인검거에 결정적 역할을 한 감식전문가. 외국의 현장감식기술을 서울시경에 처음 도입했으며 이번 사건해결에 결정적인 정보를 얻어낸 장본인.
한「팀」인 안영일·이상억 경위, 함표영·김용득 경장들도 지난 1백일 동안 자기 집에 들어가 자지 못한 것은 물론 개인 돈을 써 가며 범인을 뒤쫓는 집착력을 보여 이번에 수훈을 세웠다. 안 경위는 어느 점쟁이가 9월이면 사건이 해결될 것이라는 얘기를 해 코웃음을 쳤지만 박을 검거한 후 용한 점쟁이라고 감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