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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종 경륜 對 조직 강성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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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1일 오전 10시30분 경기도 의정부시 케이블 TV 나라방송사 2층. 민주당 강성종(康聖鐘)후보가 분장에 한창이다. 10분짜리 방송 연설을 녹화하기 위해서다. "지금은 미디어선거 시대라잖아요. 정치 신인인 저에게는 이런 기회가 무엇보다 소중하죠."

康후보의 수행원은 "그나마 오전엔 한숨을 돌릴 수 있다"며 "오후에는 시내 10곳에서 잇따라 거리 유세를 한 뒤 퇴근시간 때 전철 객차를 누빌 예정"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각 의정부의 대표적인 버스회사인 P운수 사무실 앞. 한나라당 홍문종(洪文鐘)후보가 추적추적 내리는 빗속에서 오가는 직원들과 연신 악수하고 있다. "경륜과 경험이 풍분한 저를 믿고 한번만 더 밀어주십시오. "

洪후보는 "오전 4시에 일어나 새벽기도회와 약수터를 돌았고 자정까지 뛰어다닐 계획"이라며 "승합차에서 토막잠을 자며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선 모두 다섯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洪.康후보 외에 개혁당 허인규(許仁奎).민노당 목영대(睦榮大).무소속 신동명(申東溟)후보 등.

특히 2강으로 평가받는 洪후보와 康후보는 의정부에 있는 2개 대학의 학원 이사장을 나눠 맡고 있고 선친에게서 교육사업을 물려받았다는 점도 똑같아 의정부 양대 사학(私學)의 자존심 대결 양상을 띠고 있다.

청와대 문희상(文喜相)비서실장의 지역구였다는 점도 관심거리다. 청와대와 민주당 입장에선 체면이 걸린 모양이 됐다. 이기면 본전인데 지면 망신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재.보선 세곳 중 이곳을 가장 확실한 승전지로 꼽고 있다. 현지 판세에 대해서는 민주당조차 洪후보의 근소한 우세를 인정할 정도다.

康후보는 文실장의 조직을 그대로 건네받은 데 희망을 걸고 있다. "얼굴만 알려지면 역전은 시간문제"라는 주장이다. 文실장도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기자들을 만나 "여론조사는 빡빡한데 현장 분위기가 좋다"며 지원사격을 했다.

민주당과 개혁당의 연합공천이 무산된 것도 변수다. 洪후보 측은 "개혁당마저 康후보가 개혁적이지 않아 공조할 수 없다고 할 정도"라며 "여권 표가 갈려 우리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康후보 측은 "어차피 이번 선거는 조직 싸움이어서 연합공천 문제는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의정부 유권자는 26만여명. 투표율이 30%를 밑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4만표면 당선권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혀 검증되지 않았다""당을 왔다갔다 한 대표적인 철새 정치인"이란 각자의 아킬레스건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두 후보의 과제다.

의정부=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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