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이 영입한 최명길 … 경선 결정에 출마 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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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길

새정치민주연합의 7·30 재·보선 공천이 갈수록 꼬여 가고 있다.

 대전 대덕의 후보로 김한길 대표가 직접 영입한 최명길 전 MBC 부국장은 지난 5일 경선 참여를 거부하며 예비후보직을 사퇴했다. 최 전 부국장은 6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지방선거에 구청장 후보로 출마했던 사람(박영순 예비후보)이 한 달 만에 다시 그 조직을 거느리고 나온다는 것은 새 정치와 거리가 멀다”며 경선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최 전 부국장은 당초 새정치연합이 전략공천까지 염두에 두고 영입해 온 인사다. 그러나 대전지역 의원과 해당 지역 예비후보들이 전략공천설에 반발하자 경선을 하기로 했다. 최 전 부국장은 박영순 후보만 경선에 나오지 않으면 경선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당 지도부가 예비후보 전원이 경선하는 쪽으로 룰을 결정하자 출마를 포기했다. 박 후보는 6·4 지방선거 때 대전 대덕구청장으로 출마해 383표 차로 패했다. 최 전 부국장의 사퇴로 대전 대덕은 ‘도로 4인’(김창수·박영순·송용호·송행수) 경선구도로 진행된다.

 이날 최 전 부국장은 “섭섭하고 화도 나지만 당이 재·보선이라는 큰일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선거 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익명을 원한 새정치연합 재선 의원은 “이런 식으로 사전 정지작업도 없이 덜컥 제안했다가 출마를 없던 일로 만드니 정말 황당하다”며 “지도부가 무슨 일을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을의 혼선도 정리가 되지 않고 있다. 김한길·안철수 지도부가 전략공천한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후보직을 수락한다 만다는 입장 표명을 나흘째 하지 않고 있다. 기 전 부시장은 전략공천 소식을 발표 당일인 지난 3일 들었다고 한다. 기 전 부시장으로선 ‘민평련’(김근태계 모임)에서 함께 활동한 허동준 전 동작을 지역위원장이 전략공천에 반발해 당 대표실을 점거하고 농성 중인 것이 부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기 전 부시장은 6일 새벽 허 전 위원장과 비공개 만남을 가졌다고 한다. 비공개 만남 후 기 전 부시장이 김한길 대표에게 “동작을 공천을 받기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당 공천관리위원장인 주승용 사무총장은 “그런 얘기를 들은 바 없다”며 “만약 기 전 부시장이 허 전 위원장과의 인연 때문에 그런 결정을 한다면 심각한 해당(害黨) 행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광산을에선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이 당의 신진 인사 전략공천 방침에 반발해 출마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천 전 장관은 5일 “끝까지 광주를 지키겠다”며 “당에서 (수원 등) 다른 지역에 전략공천을 제안한다고 해도 전혀 응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무소속 출마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광산을엔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의 핵심 증인인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전략공천설이 나오고 있다. 상당수 당내 인사는 권 전 과장이 국정원 사건 수사 의 문제점을 폭로한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으나 공천설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공천 갈등이 커지면서 친노로 분류되는 홍익표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까지 주장했다. 홍 의원은 지난 4일 밤 트위터에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합당 이후에도 중앙위·당무위 등 어떤 당내 의결기구도 구성되지 않았다”며 “당 대표가 임명한 최고위원이 60%가 넘는 거수기 최고위원회를 통한 일방통행(공천)을 용인할 수 없다”고 적었다.

 ◆순천-곡성 친노 대 친박 대결=전남 순천-곡성의 새정치연합 경선에선 서갑원 전 의원이 노관규 전 순천시장 등을 누르고 후보로 선출됐다. 서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 출신이다. 새누리당은 이곳에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투입할 예정이라 ‘친노 대 친박’ 대결이 벌어지게 됐다.

 전남 나주-화순에선 신정훈 전 나주시장이 최인기 전 의원을 누르고 공천을 따냈다.

박성우·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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