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춤바람, 신바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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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호 04면

몸뚱아리가 요물입니다. 마감을 끝낸 주말이면 진기가 다 빠져나가 침대와 ‘신토불이’가 되곤 하는데, 그런 물먹은 솜 같은 몸을 추스르게 해주는 것은 금요일 밤 11시에 방영하는 Mnet의 ‘댄싱9’입니다. 글로벌 댄스 서바이벌을 표방한 춤 오디션 프로그램입니다. 우연치않게 이번 시즌 2에서는 첫 회부터 보게 됐는데, 춤 잘 추는 젊은이들이 어찌 그리 많던지요. 그 에너지만으로도 ‘은혜 받고’ 있습니다.

현대 무용과 비보잉, 발레와 스트리트 댄스, 댄스 스포츠와 재즈 펑크 등 각기 다른 분야의 고수들이 대거 출연해 ‘본때’를 보이는데, 특히 세계적인 무용단에서 활약 중인 분들의 농익은 춤사위 덕분에 눈이 호사합니다. 제한된 시간과 한정된 편집이 어쩔 수 없긴 하지만, 미처 못보고 지나가는 다른 분들의 무대도 궁금합니다. 요즘엔 미션을 주고 탈락자를 가려내고 있는데, 누군가 떨어뜨리기 위해 ‘트로트 가수에게 랩을 시키는’ 모습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발레나 현대무용 같은 순수 예술이 TV 오락 프로그램으로 대중과 만나는 것에 대해 논란도 있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한 무용평론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소설 『삼국지』가 어렵다고 안 읽는 분들에게는 『만화 삼국지』라도 권해주는 게 낫지 않나요. 그러다 재미있다고 생각하면 소설 책도 집어들 테니.”

춤 대중화에 큰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면서 저도 심사위원들처럼 말해봅니다. “OK,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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