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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에 공포의「센터·포워드」등장|「박성화 시대」개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공포의「센터·포워드」 박성화. 차범근을 잃고 김재한마저 놓쳐 난파의 위기에 몰렸던 한국축구대표「팀」 화랑이 일확천금의 횡재를 했다. 많은 축구인들의 의구심속에 장경환·최은택 「코칭·스태프」가 과감히 단행한 박성화의 「센터·포워드」기용이 일단 첫 시도에서 정확히 과녁을 꿰뚫은 것이다. 박성화는 16일 제8회 한·일 축구정기전에서 전반에 2「골」을 넣고 후반에 1「골」을 추가, 화랑이 4-1로 쾌승을 거두는데 수훈을 세웠고 이어 17일 연·고대 현역OB전에서도 또다시 3「골」을 기록, 한국성인축구사상 전례없는 『연일 2「게임」연속「해트·트릭」』이란 경이적인 대기록을 작성했다.
연이틀 동안 서울운동장을 가득 메운 통산 7만여 관중과 전국의 TV시청자들은 예기치 못했던 공격수 박성화의 화려한 「데뷔」에 놀라움과 기쁨과 갈채를 금치 못했다.
박성화는 공교롭게도 한·일전에서는 모두 발로, 연고전에서는 모두 머리로 「골·인」시켜 『종래「헤딩」의 명수라는 별명이 이제부턴 「전능의 득점기계」로 바뀌어야겠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고대2학년때인 75년 국가대표선수로 발탁된 이래 줄곧 「스토퍼」로서 화랑수비의 대들보였던 박성화는 키176㎝·체중72㎏의 억센 체력과 「서전트·점프」90㎝의 걸출한 탄력이 특징이나 좁은 공간에서의 순간동작과 세밀한 개인기가 부족하다.
그래서 고교(동래고)때까지 공격수로 활약하다 고려대 진학 후 수비선수로 더욱 중용되었다.
그러나 박성화는 고려대와 현재의 포항제철에서도 가끔 「센터·포워드」로 기용돼 이미「해트·트릭」혹은 혼자 최고 4「골」까지 기록한 적이 있어 득점감각이 빼어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화랑의 최은택「코치」는 『성화의 「점프」력과 상황판단력은 현역 선수 중 따를 자가 거의 없다. 유연성이나 발재간이 모자라 앞으로 개선해야겠지만 그 점을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24살의 신혼인 박성화 자신은 『수비 때보다 더 많이 뛰어야하니 매우 힘이 든다. 그런데 수비를 오래 한 덕에 시야가 넓어져 공격의 맥을 쉽게 포착할 수 있는 것 같다』면서 공격전환을 몹시 흔쾌히 여겼다.
지난3월4일 동경에서의 제7회 대회를 2-1로 실패했던 화랑은 새「코칭·스태프」아래 대폭적인 개편 후 한달 만에 설욕전을 통쾌하게 장식, 오는 10월의 「모스크바·올림픽」예선에 자신감을 불러일으켰다(한일전 통산전적은 5승1무2패로 한국우세).
화랑의 이영무·박상인·조광래 등 「링커」진은 여전히 막강, 화랑승리의 원동력이었고 양「윙」인 허정무·신현호가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으며 수비의 축인 조영증·박병철「콤비」도 수준급이었으나 다만 좌우「풀·백」진이 가장 큰 취약점으로 드러났다.
한편 서독「프로」계 진출을 꾀하고 있는 차범근은 17일 연·고대 「올스타」전에 출전, 올해 들어 처음으로 모습을 보여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차범근은 오는 22일 하오9시 출국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일 정기전 (16일·서울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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